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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폭염‧폭우, 가중되는 고물가 장기화 위기

정부와 국민, 전력 공급‧사용 인식 대전환 필요

  • 등록 2022.06.24 06:00:00
  • 13면

긴 가뭄끝에 장마가 시작됐다. 지난 5일까지 최근 6개월간 우리나라의 강수량(166.8mm)은 평년(344.6mm)의 절반 수준으로, 1973년 이후 50여년 만에 역대급 가뭄을 기록했다. 올 장마가 가뭄~폭우 사이에서 어떤 수준이 될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적어도 현재까지 볼 때 한국을 비롯 전 세계적으로 올 기후변화가 심상치 않다. 

 

지난 20일 경북 의성·경산·구미 등에 첫 폭염경보가 발령됐다. 지난해보다 약 20일 빠르다. 지구촌 곳곳도 때 이른 이상기후로 몸살을 앓고 있다. 프랑스·스페인 등 서유럽지역에서는 최근 낮 최고기온이 섭씨 40도가 넘는 폭염이 속출하고 있다. 특히 미국에서는 뜨거운 공기가 하늘에서 정체된 ‘열돔(Heat Dome)’ 현상이 확산되며 올여름 내내 미국인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1억2500만 명이 폭염 영향권에 들어갈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반면 인도·중국·방글라데시 등에서는 하루 수백㎜ 이상의 폭우로 피해가 늘고 있다. 

 

세계기상기구(WMO) 대변인은 “기후변화의 결과로 폭염이 더 일찍 시작되고 있다”고 말했다. 당장 폭염에 따른 국내 전력 수급 상황이 걱정이다. 절기상 하지(夏至)인 지난 21일 전국 곳곳에 폭염특보가 발효됐는데, 공급예비율(공급된 전력 중 사용하고 남은 전력의 비율)이 10%대 초반으로 떨어졌다. 아직 본격적인 여름도 아니다. 전력 수요 폭증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지만 전 정부의 탈원전 정책 등으로 공급 측면에서 경고음이 나오고 있다. 여기에 한국의 가정용 전기요금은 OECD 평균대비 59% 수준으로 OECD 33개국 중 가장 저렴하다. 한국인이 세계 평균의 3배에 이르는 전력을 펑펑 사용하고 있다는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의 지적도 있다. 

 

공급과 수요 측면에서 정부와 국민 모두 긴장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한다. 특히 이제는 시대가 달라졌다. 화석연료 등 에너지를 사용한 만큼 아니 그 이상의 대가를 치러야 한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에 따르면 산업화 이전 시기(1850~1900년대)에 13.6도였던 지구의 평균기온은 2006~2015년 기준 0.87도 상승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1912~1920년대에 비해 2011~2019년대 무려 1.8도나 올랐다. 한국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2017년 기준 전 세계 7위, 국민 1인당 배출량은 4위로 국제사회에서 ‘기후악당’이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다. 

 

인식의 대전환이 필요하다. 국민생활에 직결된 전기의 안정적 공급도 중요하지만 그 과정에서 탄소배출을 낮추고, 이용자는 에너지를 절약하는 비상한 노력을 병행해야 한다. 현재 세계적 고물가는 안방까지 깊숙이 침투했다. 기후위기는 식량과 에너지 등의 생산과 이동을 교란해 고물가를 가중시킬 수 있다. 나아가 올해처럼 기후변화가 전 지구촌 차원에서 악화하면 코로나 백신처럼 언제든지 식량 등에서 자국 우선주의를 더욱 고착화시킬 수 있다. 글로벌 인플레이션의 종착점을 더욱 멀리 밀어낼 수 있다는 의미다. 또 국내적으로는 냉방수요가 늘어나면 전기료 인상 등으로 이어져 다른 물가를 압박할 수밖에 없다. 

 

폭염‧홍수 등 기후변화 자체의 대응은 물론 중‧장기 물가 차원에서도 기후 재난을 예의 주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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