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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반려동물 화장장, 언제까지 외면할 수 있을까

가족 같은 반려동물 ‘쓰레기처리’..합법 화장 지혜 찾아야

  • 등록 2022.06.30 06:00:00
  • 13면

 

1인 가구가 늘고 이웃 간의 단절현상이 심화되면서 개나 고양이 등 반려동물을 키우는 국민들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농식품부에서 발표한 ‘2020 동물보호 국민의식조사’에서는 국내 반려동물 양육가구가 638만 가구였다. 통계청의 ‘2020 인구주택총조사’ 313만 가구와는 큰 차이가 있지만 이제 집안에서 개나 고양이를 기르는 것이 하나도 이상하지 않은 시대가 됐다. ‘애완’이 아니라 ‘반려’로써 인간의 가족이 된 것이다. 따라서 이 반려동물이 ‘무지개다리’를 건너게 되면 가족을 잃은 것처럼 깊은 슬픔에 잠기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반려동물이 죽으면 쓰레기 취급을 하는 것이 우리나라다. 폐기물관리법 제2조는 동물의 사체를 생활폐기물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동물을 폐기물로 취급하는 법 때문에 반려동물의 사체를 자기 땅에 묻는 것도 불법이다. 동물의 사체를 땅에 묻는다면 경범죄 처벌법 제3조에 의해 10만 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 처벌을 받는다. 함부로 버리거나 화장하는 것도 안된다. 쓰레기를 무단 투기하거나 불법 매립하는 행위와 같다.

 

따라서 의료폐기물 처리 방식이나 규격 쓰레기봉투를 통한 배출방식으로 처리해야 한다. 물론 동물장묘 시설을 통한 합법적인 화장방법도 있다. 반려동물을 키우던 사람 대부분은 ‘쓰레기처리’가 아닌 이런 장사시설에서 가족과 같은 장례의식을 치른 뒤 떠나 보내주길 바란다.

 

하지만 현실은 매우 까다롭다. 본보가 연속 기획 보도한 ‘인천 반려동물 가구 20만 시대…더 외면할 수 없는 화장장’(인천판 27,28일자 1면) 기사에 따르면 30만 마리 넘는 반려동물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인천은 합법적인 동물 화장장이 한 곳도 없다고 한다. 따라서 인천시민들은 가족처럼 지낸 반려동물이 죽으면 경기도로 원정을 떠나 화장을 시켜야 한다.

 

왜 인천엔 합법적인 동물장묘시설이 없을까? 동물보호법에 따라 인가·학교에서 300m 떨어져야 하고, 대기환경보전법에 따라 배출허용기준을 맞춰야 하기 때문에 반려동물 화장시설을 만들 수 없다는 것이 인천시의 주장이다. 인천에 동물장묘업체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서구에 화장시설을 갖춘 동물장묘업체 두 곳이 있으며 모두 농림축산검역본부 동물장묘업체 목록에 이름을 올라있다. 그러나 장례업·봉안업만 등록됐다. 화장업 허가 요건을 갖췄지만 화장업은 등록되지 않았다.

 

허가를 내주지 않는 이유는 민원 때문이라고 한다. 그런데 전북임실군은 이를 슬기롭게 극복하고 조례까지 제정하면서 화장장이 있는 장묘시설을 만들었다. 정부 공모사업에 선정돼 국비 지원까지 받았다고 한다. 제주도 역시 동물보호 조례를 개정해 근거를 만들었고 동물장묘시설 조성 사업을 진행 중이다. 이 두 지방정부 역시 시민들의 민원에 시달려 힘들었음을 고백한다.

 

사실 내 집 앞에 동물 사체를 태우는 시설이 들어선다면 썩 유쾌하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반려동물 인구가 점점 늘어나는 상황에서 더 이상 동물 화장장을 늦춰선 안 된다. 따라서 지혜가 필요하다. 임실이나 제주처럼 지방정부가 나서 적당한 자리를 물색하고 주민들과 대화해야 한다. 인천시를 비롯한 각 지방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