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입시철이다. 요즘이 수능 점수를 기반으로 한 정시모집 전형과 합격자 발표가 집중되는 시기이다. 입시를 앞둔 학생들은 제도권 교육의 최종 선택을 하고, 대학은 이들 지원자를 전형하여 합격 여부를 정한다.
지난 연말 역내에 소재한 분당영덕여고에서 진로 특강을 할 기회가 있었다. 학생들에게 미디어 커뮤니케이션학에 대해서 소개하고, 향후 입시 공부를 위한 동기부여를 하는 시간이었다. 이런 시간일 때는 늘 많은 고심을 하게 된다. 한마디 한마디가 어쩌면 학생들의 미래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나비효과가 그런 것이 아니겠는가. 그래서인지 더 많은 생각을 하게 되고 신중하게 내용을 구성하게 된다. 학생들에게 대학은 무엇일까부터 시작했다.
대학은 BTS이다
학생들은 고교과정까지 길고 긴 학습의 시간을 갖는다. 그런데 12년 동안 배운 내용은 늘 정답이 정해져 있는 것들이다. 그 정점이 수학능력시험이다. 여러 선택지 중에서 답을 골라내야 하니 탐구와 이해보다는 암기식 위주의 학습 방법이 압도적일 수밖에 없다. 개도국에서 중진국으로 또 선진국으로 가는 길에 어쩌면 암기식 학습 방법이 효과적이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대학은 다르고 달라야 한다. 그곳은 어마어마한 곳이어야 한다. BTS의 공간이다. Beyond The Scene. 고교과정까지의 여기를 넘어 저 너머에 무엇이 있는지 궁금해 안달이 나고 탐구해 나가는 곳이다. 사회나 자연 현상의 문제에 대한 정답이 이미 있는 것도 있다. 각 학문 분야에서는 이를 이론이라고 한다. 표준적인 지식인 이 이론이라는 것도 후속 연구를 통해서 지속적으로 수정된다. 아직 답을 찾지 못했거나 그 해결책이 여러 개인 경우도 수없이 많이 있다. 그래서 대학은 교수의 강의와 가이드, 학우들과의 협력적 학습을 통해 또 다른 정답 해결책을 찾아 나서는 마치 진실의 절대반지를 찾아 나서는 반지원정대 같은 BTS인 것이다.
대학은 무문관이다
대학은 캠퍼스라고 한다. 드넓은 학교에 울타리는 있겠지만 열고 잠그는 크고 높이 올린 압도할 듯한 그런 현관문 같은 것은 없다. 있더라도 없애는 추세이다. 물리적으로 여닫는 출입문이 없는 정문 현관이니 무문관(無門館)이다. 대학이라는 곳은 그래서 누구나 드나들 수 있다. 캠퍼스를 둘러보고 운동을 하고 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그런데 ‘문’이 없다고 ‘문’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 대학에, 그 전공 분야에 적합한 수학능력을 갖추어야 들어갈 수 있는 것이다. 그러니 일단은 보편적 지식 습득과 학습을 열심히 해야 한다고 강조하게 된다.
대학은 소통이다
대학은 자율과 토론 중심이다. 지식의 최전선(最前線)에 있는 교수의 탁월한 강의가 있고, 학생의 비판적이고 창의적인 학습이 있고, 교수와 학생간, 학우들 사이에서 활발한 토론이 전개된다. 이 과정에서 경쟁만이 있는 것이 아니며 협력하게 된다. 지식을 이해하고 탐구하고 분석한 것을 설명하고 설득하는 소통역량은 필수적이다. 그래서 대학은 소통 세계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