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야구대표팀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 첫 경기 징크스를 깨지 못했다.

대표팀은 어떤 일이 있어도 호주만큼은 반드시 잡겠다는 강조했지만 마운드의 불안을 극복하지 못하고 3회 연속 1라운드 탈락의 위기에 빠졌다.

이강철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대표팀은 9일 일본 도쿄 도쿄돔에서 열린 2023 WBC B조 조별리그 호주와 1차전에서 역전에 역전을 거듭한 끝에 7-8로 패했다.

호주와 일본(10일), 체코(12일), 중국(13일)을 차례로 만나는 한국은 조 편성이 발표된 직후 3승 1패로 8강에 진출한다는 밑그림을 그리며 첫 상대인 호주 전 필승을 다짐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한국은 남은 3경기를 모두 승리해야 자력으로 8강에 진출할 수 있게 됐다.

또 이날 패배로 호주 전 연승행진을 ‘8’에서 멈췄다.

한국은 2006년 제1회 WBC에서 4강 진출, 2009년 제2회 WBC에서는 준우승을 차지했으나 2013년 제3회 대회와 2017년 제4회 대회에서는 모두 1라운드 첫 경기를 패하면서 조기 탈락했다.

한국은 이날 호주 전 선발로 낙점된 고영표(kt)는 물론 뒷문을 책임져야할 김원중(롯데)과 양현종(KIA)이 제 몫을 하지 못했다.

타선에서도 1회부터 5회 1사까지 13명의 타자가 연속 범타로 물러나는 등 호주 마운드를 제대로 공략하지 못해 고전했다.

한국은 1회초 선발 고영표가 공 4개로 이닝을 막아내며 기분좋게 출발했다.

그러나 2회초 몸맞는 공과 우전안타로 맞은 1사 1,3루 위기를 실점없이 넘긴 고영표는 3회에도 연거푸 실점 위기를 맞으며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4회 몸에 맞는 볼, 번트안타, 볼넷 등으로 무사 만루 위기를 자초한 고영표는 로비 퍼킨스를 2루수 병살타로 유도하면 선취점을 내줬다.

5회 마운드에 오른 고영표는 1사 후 팀 케넬리에게 가운데 펜스를 넘어가는 솔로홈런을 맞아 0-2로 점수 차가 벌어졌다.

호주 마운드에 철저하게 끌려가던 한국은 5회말 1사 후 김현수(LG)의 볼넷과 박건우(NC)의 좌전안타에 이어 최정(SSG)이 삼진으로 돌아섰지만 양의지(두산)가 좌월 3점 홈런을 쏘아올려 3-2로 전세를 뒤집었다.

6회 2사 후 이정후(키움)의 좌전안타와 박병호(kt)의 좌측 펜스 상단을 때리는 2루타로 1점을 달아난 한국은 7회 마운드가 흔들리며 재역전을 허용했다.

소형준(kt)이 몸에 맞는 볼과 중전안타, 희생번트 등으로 1사 2, 3루 위기를 자초했고 5번째 투수 김원중이 삼진 1개를 잡아낸 뒤 로비 글렌디닝에게 3점 홈런을 얻어맞은 것.

4-5로 역전당한 한국은 8회에도 베테랑 양현종이 호주 타자들에게 연속 2안타에 이어 3점 홈런을 얻어맞는 등 난타를 당하며 3점을 내줘 4-8로 크게 뒤졌다.

한국은 8회말 호주 마운드가 흔들리며 연속 볼넷과 몸에 맞는 볼, 내야 땅볼 등으로 3점을 보태 7-8까지 쫒아갔지만 더이상 추격에 실패하며 패배의 쓴 맛을 봤다.

[ 경기신문 = 정민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