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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취업 포기 청년 50만…‘나라의 미래’가 걱정이다

기업 활력 북돋워 ‘좋은 일자리’ 창출에 전력 다해야 

  • 등록 2023.03.22 06:00:00
  • 13면


지난 2월 비경제활동인구(취업자나 실업자가 아닌 인구) 가운데 활동상태를 ‘쉬었음’이라고 응답한 취업 포기 청년층이 무려 50만 명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03년 1월 통계 작성 이래 가장 큰 규모다. 이는 필경 젊은 세대의 결혼·출산 기피로 이어지면서 나라의 미래를 암울하게 만들 개연성이 높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좋은 일자리’가 넘쳐나는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 여야 정치권은 지금 이렇게 추악한 권력 다툼으로 허송세월할 때가 아니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청년층의 ‘쉬었음’ 인구는 지난 2019년 2월 38만 6000명에서 2020년 2월 43만 8000명, 2021년 2월 44만 9000명, 작년 2월 45만 3000명으로 점차 늘어나 올해 2월 49만 7000명을 기록했다. 1년 새 4만 5000명(9.9%)이 늘어난 수치다. 


지난달 전국의 청년 취업자는 385만 3000명으로 1년 전보다 12만 5000명 줄었다. 2021년 2월(-14만 2000명) 이후 2년 만에 최대 감소 폭이다. 청년층 고용률도 45.5%로 1년 전보다 0.4%포인트(p) 하락했다. 2021년 2월 이후 2년 만에 하락 전환이다. 한편 지난달 전 연령대에서 ‘쉬었음’ 인구는 총 263만 5000명으로서 1년 전보다 16만 5000명 늘었다. 이는 통계 작성 이래 2월 기준으로 가장 많은 수치다. 


취업 포기 청년층이 큰 폭으로 늘어나는 현상은 국가사회의 건강성이 심각하게 나빠지고 있다는 뚜렷한 증거다. 취업 포기 증가는 두말할 필요도 없이 우리 산업계에 매력적인 ‘좋은 일자리’가 사라지거나 생겨나지 않기 때문이다. 수년간 지속된 코로나 팬데믹에 이은 장기 경기침체의 누적 현상이라고 볼 수도 있다. 


취업에 뜻이 없는 청년층의 증가는 나라의 미래를 암울하게 만든다. 가뜩이나 고령화 현상이 가파르게 심화하고 있는 시점에 젊은이들마저 일을 포기하는 현상은 사회의 생기를 현저히 떨어뜨리기 마련이다. 이 같은 추세는 젊은 세대의 결혼·출산 기피 경향을 더욱 깊게 만들게 돼 있다. 출생률 저하는 인구절벽 현상을 악화시킬 것이고, 국가소멸을 걱정해야 하는 절박한 시간을 앞당길 공산을 높인다. 


취업 포기 청년층 증가의 또 다른 부작용은 ‘노동’에 대한 건강한 의식의 퇴락이다. 노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노동에 대한 건실한 가치관은 망가지게 돼 있다. 노동은 사람을 진실하게 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 육체만이 아니고 영혼의 건강까지 챙겨주는 힘이 있어서 생동감 넘치는 살아있는 아름다움을 우리에게 선물한다. 인류 문명을 발전시킨 원동력이란 차원에서 노동은 분명히 축복이고 은총이다. 


구직 활동도 취업 준비도 하지 않고 국가에서 주는 취업 수당이나 기웃거리는 한심한 청년이 득실거리는 나라로 가서는 안 된다. 위정자들부터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 열일 젖혀놓고 기업의 활력을 북돋우고 노동시장을 넓혀 ‘좋은 일자리’를 만드는 일에 매진해야 한다. 상대방 멱살 거머쥐고 흔들어대거나 말도 안 되는 기괴한 궤변들 앞세워 입씨름이나 벌일 시간이 어디 있나. 이대로 이 캄캄한 나라를 아이들에게 그냥 물려줄 참인가. 내남없이 모두가 각성해야 할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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