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에 상장된 중견기업 가운데 15.8%는 이사회가 사실상 오너 일가의 '가족회의' 기구인 것으로 조사됐다.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가 국내 상장 중견기업 722개 사의 이사회 구성 현황을 조사한 결과 지난달 말 기준 오너일가가 이사회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 기업이 114개 사로 집계됐다. 전체의 15.8%다. 500대 기업 중 상장사 268개 사의 경우 3.4%인 9개 기업만이 절반을 넘는 것과 비교하면 4.7배 높다.
이사회에 오너일가를 절반 이상 선임한 상장 중견기업은 지난해 말 112개 사(15.5%)에서 올해 5월 말 기준 114개 사로 2곳(0.3%포인트) 늘었다. 상장 중견기업 중 오너일가 비율이 50%를 넘고, 인원이 3명 이상인 기업은 총 30곳이었다.
화천기공은 전체 이사회 구성원 8명 중 5명(62.5%)이 오너일가였다. 화천기공의 이사회에는 권영열 회장과 동생 권영두 부회장, 아들 권형석 사장, 조카인 권형도·권형록 이사 등이 포진했다.
신대양제지 이사회는 9명 중 5명(55.6%)이 오너일가였다. 권혁홍 회장과 배우자 이경자 이사 및 세 자녀(권지혜·택환·우정)가 이사회 구성원이다.
한국주철관공업, 금화피에스시, 휴스틸, 유성티엔에스, DSR제강의 이사회에는 오너일가가 각 4명씩 포함돼 있다.
이밖에 이사회에 오너일가 3명을 선임한 기업은 23개 사, 2명을 선임한 기업은 84개사였다.
조사대상 722개 사 이사회의 전체 이사수는 총 3752명이며, 이중 오너일가는 872명으로 23.2%를 차지했다. 500대 기업의 오너일가 비율 9.7%(177명)보다 13.5%포인트나 높았다.
상장 중견기업 이사회의 평균 오너일가 수는 1.2명, 대기업은 0.7명이었다. 오너일가를 1명 이상 선임한 중견기업은 총 579개 사(80.2%)로, 오너일가를 1명 이상 선임한 500대 기업 134개 사(50%)보다 30.2%포인트 높았다.
반대로 이사회 내 여성 비율은 상장 중견기업이 500대 기업보다 현격하게 낮았다. 상장 중견기업 이사회에서 여성 비중은 5.4%(203명)로, 500대 기업의 여성이사 비중 11.6%(212명)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또 여성 이사를 1명 이상 선임한 기업은 상장 중견기업이 22.3%(161개 사)로, 500대 기업 61.9%(166개 사)의 3분의 1에 그쳤다.
[ 경기신문 = 백성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