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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시론] 신당(新黨)과 무당층

  • 신율
  • 등록 2023.08.10 06:00:00
  • 13면

 

지난 4일 발표된 한국갤럽(8월 1일부터 3일까지 전국 18세 이상 1003명을 대상으로 전화면접 여론조사, 응답률 13.7%,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의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정당 지지도를 보면, 국민의힘 32%, 더불어민주당 31%, 무당(無黨)층 32%였다.

 

일각에서는 무당층이 이렇게 증가한 적은 없다며 그만큼 양당 정치의 폐해가 크다는 주장을 한다. 그런데 이런 주장은 정확한 지적이라고 하기 힘들다. 이 정도 규모의 무당층은 과거에도 있었기 때문이다. 20대 총선을 240여 일 앞둔 시점이었던 2015년 8월 1주 조사(한국갤럽)에서 나타난 무당층은 34%였다. 여기서 20대 총선 240여 일 이전 조사를 언급한 이유는, 21대 총선은 일반적인 선거였다고 보기 힘들기 때문이다.

 

21대 총선은, 탄핵이라는 대한민국 정치사 초유의 사태에 대한 충격이 가시지 않은 시점에서 치러진 선거였을 뿐 아니라, 코로나19가 엄습해 국기 결집 효과가 극대화되던 시점에서 치러진 선거였다. 일반 선거이론으로 21대 총선을 분석하기가 힘들다는 말이다.

 

이런 이유에서 20대 총선을 기준으로 비교하는 것인데, 오히려 2015년 8월 1주 당시가 지금보다 무당층이 많았음을 알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현재 무당층이 급증한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

 

하지만, 양당 정치에 실망한 유권자들이 무당층이 된다는 것은 맞다. 그럼에도 간과해서는 안 되는 부분이 있다. 바로 무당층의 성격이 바뀌었다는 점이다. 과거에 존재했던 무당층은 이른바 '참여형 무당층'이었다. 양당에 실망해 선호 정당이 없어지기는 했지만, 그래도 투표일이 되면 투표장에 가는 '무당층'이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요즘 무당층은 다르다. 양당을 싫어해 무당층이 됐다는 점은 과거와 유사하지만, 요새 무당층은 “정치 혐오 집단”으로 남는 성향이 강하다. 이런 성격의 무당층은 선거 때 투표하러 가지 않을 확률이 높다.

 

여기서 주목할 측면이 있다. 신당과 무당층의 관계가 그것이다. 일반적으로 무당층이 많아지면, 신당의 성공 가능성이 커진다고 생각한다. '참여형 무당층'일 경우에는 이런 주장이 맞겠지만, 현재와 같은 정치 혐오형 무당층이 다수라면, 이들이 신당을 지지할 것이라고 기대할 수는 없다.

 

즉, 무당층의 규모가 크다고 해서, 신당이 성공할 것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이런 차원에서 보자면, 신당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기존 거대 양당의 지지층을 잠식해야 한다는 결론에 다다른다. 그렇기 때문에 진영 논리가 강해질수록 신당이 성공하기는 어려워진다. 더구나 신당이 추구하는 목적이 뚜렷하다면, 선거 즈음해서 창당하기보다는 선거 훨씬 이전에 창당해야 논리적 타당성을 갖지만, 현재 언급되는 신당중에는 그런 당을 찾아보기 힘들다. 선거용 정당으로 비쳐지기 십상이라는 말이다. 이래서는 기존 정당의 지지층을 잠식하기 어렵다. 현재 신당 중 몇 개가 성공할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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