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남자들은 매일 아침 일어나 상투를 틀었다. 얼레빗과 참빗으로 머리를 정갈하게 빗고 정수리로 모은다. 이때, 머리숱을 정리하기 위해 백고칼로 ‘백고치기’를 한다. ‘알’만한 크기로 머리카락을 묶고 풀리지 않도록 ‘동곳’을 꽂으면 외출 준비의 절반이 끝난다.

조선 남자들의 ‘멋’이 한 군데 모인 전시가 열리고 있다. 남양주 실학박물관에서 열리는 전시 ‘조선비쥬얼’은 조선 후기 남자들이 사용한 장신구를 총망라한 전시다. ‘복식’을 주제로, 국가민속문화재인 능창대군 망건과 영친왕 망건, 귀걸이, 부채 등 장신구 100여 점을 전시한다.

1부 ‘하루의 시작; 상투 틀고, 망건 조이면 꾸밈의 반’에서는 동곳과 상투관, 망건, 관자, 살쩍밀이, 풍잠, 모자; 건·관이 전시된다. 상투를 틀고 고정하는 비녀 ‘동곳’은 금, 은, 동 산호, 진주 등을 이용해 만들었다. 서민은 주로 나무나 뿔로 만든 것을 사용했다.

상투를 틀면 ‘망건’을 착용했다. ‘망건’은 상투를 튼 머리가 흘러내리지 않도록 말총으로 만든 머리띠로, 위 아래 달린 끈으로 머리에 고정시켰다. 갓이 바람에 날리지 않도록 고정하는 ‘풍잠’이 고정돼 함께 이용됐다. 관자놀이에는 ‘관자’를 달아 끈을 이어 단단히 고정시켰다.

관자의 재료는 조선시대 신분사회에서 관품을 상징하기 때문에 매우 중요했다. 1~2품은 옥관자와 금관자, 3품은 무늬를 새긴 옥관자를 달았다. 풍잠의 재료는 호박과 대모, 뿔, 나무가 이용됐다.

망건을 쓰고 나면 맨 머리를 가리는 모자 ‘탕건’을 착용했다. 탕건 역시 말총으로 만들었으며 종류는 용도에 맞게 탕건, 유건, 사방건, 정자관이 있다. 건은 천으로 만든 형태를 말하며, 관은 각지고 높이가 있어 건 보다는 좀 더 예를 갖추는 자리에 썼다.

2부 ‘꾸밈의 완성, 쓰고, 걸고, 매고, 신고’에서는 갓, 갓끈, 귀걸이, 안경, 단추, 세조대, 주머니, 장도, 부채·선추, 신, 겨울옷을 볼 수 있다. 탕건을 쓰고 나면 그 위에 갓을 쓴다. 외출할 때 사용하며 ‘갓끈’을 매달아 중심을 잡는다. 유리, 상아, 호박 등을 이용해 갓끈을 만들었다.

‘단추’는 배자, 전복, 원삼과 같은 중심에 여미는 옷에 사용됐으며 호박, 옥을 등을 재료로 했다. ‘세조대’는 옷고름 위에 매는 끈으로, 신분에 따라 적색, 청색, 흑색으로 나뉜다. ‘부채’ 역시 선비들의 외출 필수품으로 얼굴을 가리거나 시조를 쓰는 용도로 사용됐다.

3부 꾸밈의 상징; 신분! 척보면 알아요에서는 관복, 심의를 볼 수 있다. 숙종 6년 보사공신 1등에 녹훈된 김석주(1634~1684)의 초상과 1776년 딸이 왕비가 되 영의정, 청원부원군에 추증된 김시묵(1722~1772)의 초상을 통해 흑단령과 단령 등을 볼 수 있다.

지난 26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정미숙 학예사는 “외국 사람이나 드라마에서 한국을 생각하는 것이 ‘갓’이라며 갓을 킬러 콘텐츠로 기획했다”며 “젊은이들이 실학박물관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장신구를 전시하기로 결정했다”고 전시 배경을 밝혔다.

조선 남자들의 장신구를 전시한 ‘조선비쥬얼’은 2024년 2월 25일까지 실학박물관 1층 기획전시실에서 계속된다.

한편, 경기문화재단은 지난 24일 기획전 ‘조선비쥬얼’ 개막 당일 배우 박철민을 실학박물관 홍보대사로 위촉했다. ‘조선 비쥬얼’ 연계 행사인 ‘살아있는 박물관’은 11월 4일부터 11월 25일까지 매주 토요일에 진행되며, 정인기, 김기천, 권태원, 한동규가 출연한다.

[ 경기신문 = 고륜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