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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석용 박사의 ‘스페인‧포르투갈 답사 여행’ ⑪ 답사일지(7월 11일)

  • 등록 2023.11.19 12:27:50
  • 14면

호텔의 아침 메뉴는 Barcelona와 약속한 듯이 똑 같다. 내게는 편한 일이다. 오늘은 9시 30분에 ‘hop on hop off’ 예약을 해두었지만 발에 조금이라도 휴식을 더 주기 위해 10시 넘어서 택시로 ‘hop on hop off’의 출발지점인 ‘Generalife(헤네랄리페라고 발음한다. Alhambra의 입구)로 향한다.

 

Granada의 ‘시티투어 버스’는 세 차량이 연결된 작은 무궤도 열차형 버스다. 승차감이 쾌적하지는 않다. 왜 이렇게 만들었을까. 한 바퀴를 돌고나니 이유를 알게 된다. 이 도시의 골목길들은 승용차 두 대가 서로 교행할 수 없을 정도로 비좁고 꼬불거린다. 이 버스는 target을 찾아 그 골목길들을 헤집고 다닌다. 당연히 대형 버스로는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이 투어 버스에는 한국어 방송이 서비스 된다. 한국인들이 어지간히 찾는가 보다. 반갑다. 그런데 그 내용이 마뜩치 않다.

 

한국 여성의 목소리로 나오는 방송인데 완전히 외국 문서의 번역체로 귀에 많이 거슬린다. 그나마 중간 절반 정도는 영어 방송으로 짜깁기를 하고 있다. 우리 한국인이 한 녹음인 것이 분명하거니와 왜 이런 것 하나를 완벽하게 만들지 못하는 것일까. 정성의 문제가 아닐까.

 

Granada는 온 도시가 고적으로 가득한, 역사의 화석과 같은 도시라는 생각이다. 긴 시간에 걸친 Latin과 German, Moor라는 인종 간, Islam과 Catholic이라는 종교 간의 충돌과 왕권과 시민권 간의 충돌의 흔적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도시다.

 

교회 건물들도 Romanesque에서 Gothic, Baroque(유럽의 다른 곳에서 보이는 일반적인 Baroque양식과는 많이 다른 독특한)의 다양한 형태와 Islam의 Mosque를 방불하는 Catholic 교회까지, 다양한 문화와 역사를 보여준다.

 

이 도시의 규모 또한 언덕 위에서 내려다보이는 모습이 대단히 광활하다. Granada 대학의 학생수가 6만 명이라고 하니(인천대학교 1만 3000명, 인하대학교 2만 명) 도시 인구가 25만이라는 가이드 방송이 옳은 것인지 의문이다.

 

이 도시의 낮 기온은 오늘도 내내 40°C, 연속으로 두 바퀴를 돌고나니 지친다. 온통 돌로 포장된 덜컹대는 골목길, 발을 조금도 뻗을 수 없는 비좁은 좌석, Barcelona의 경험도 그렇고 시티투어는 두 바퀴, 세 바퀴 다시 돌아볼수록 보이는 것이 많아지는 법이지만 Granada의 여름에는 권장할 일이 아니다.

 

그렇다고 이 도시가 골목길을 넓히거나 포장을 바꿀 일은 없을 것 같다. 도시 재개발이라는 것도 좀처럼 없지 않을까 싶다. 하긴 내가 방문했던 Spain의 어느 도시도 그랬다는 기억이다. Oviedo, Madrid, Barcelona. 이들은 지켜야 할 역사가 이렇게도 많고 우리에게는 지켜야 할 역사가 없어서일까.

 

호텔에 돌아오는 길에 약국에 들러 발바닥 밴드를 사면서 약사에게 조언을 청했더니 묘하게 생긴 발가락 버선을 추천한다. 유용할 것 같다.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글·사진 / 하석용 홍익경제연구소 이사장(경제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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