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4월부터 제2금융권도 주택담보대출 심사 때 확정일자 정보 확인 뒤 임차인의 보증금을 고려해 대출을 실행한다. 임차인이 은행보다 권리관계에서 후순위로 밀려 전세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상황을 방지하기 위한 조처다.
국토교통부는 13일 기업은행, 저축은행중앙회, 신협, 농협중앙회, 산림조합, 새마을금고 등 6개 금융기관과 ‘전세 사기 방지를 위한 확정일자 정보연계 시범사업’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지난 2월 발표된 ‘전세 사기 예방 및 피해 지원방안’의 후속 조치다. 임차인의 대항력 효력이 발생하기 전에 임대인이 선순위 주택담보대출을 받는 경우, 임차인의 보증금이 줄어드는 등 피해를 입을 수 있는 상황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이번 업무협약에 따라 이미 참여 중인 5개 시중은행(KB국민·신한·우리·NH농협·하나은행) 외 기업은행과 제2금융권은 주택담보대출을 실행할 때 확정일자 정보를 확인하게 된다. 이를 통해 임차인의 보증금을 저당 물건 시세에서 고려해 대출하게 된다.
예를 들어, 저당 물건의 시세가 10억 원이고, 대출 신청 금액이 7억 원, 후순위 보증금이 5억 원인 경우 기존에는 LTV만 따져 7억 원까지 대출이 가능했다. 그러나, 확정일자 정보를 확인하면 보증금을 고려해 대출액이 5억 원으로 줄어들게 된다.
기업은행과 제2금융권(전국 약 1만1100개 지점)은 전산 개발 및 장비 구축을 즉시 착수해, 내년 4월부터 순차적으로 시범 사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들 기관은 부동산원이 위탁 운영하는 부동산 거래관리시스템을 통해 임차인 확정일자 등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청년과 서민 취약계층이 전세 사기 피해에 휩쓸리지 않도록 금융기관이 금융안전망을 촘촘하게 구축해 임차 보증금 보호 등 취약 계층의 주거 안정을 위한 노력을 다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백성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