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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진의 촌스러운 이야기] 이장 수당 10만 원 올리면 뭐가 바뀔까?

 

언론은 내년 총선 얘기로 뜨겁다. 그런데 나의 관심은 언론에서 전혀 다뤄지지 않는 선거에 더 관심이 크다. 바로 이장 선거다. 올해로 임기가 끝나는 이장이 있는 마을에서 요즘 선거가 한창이다. 다양한 복지행정 수요 등을 파악하고 행정 서비스를 원활히 민생의 현장에 전달하기 위해서 이장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나는 마을의 발전을 지원하는 일을 하면서 마을 이장이 누구냐가 마을 발전에 엄청난 차이를 만든다는 사실을 경험하고 있다. 마을 발전을 잘 이끌던 이장이 바뀐 후 마을이 침체하는 예도 봤고 그 반대의 경우도 봤다. 지금까지 살아왔던 방식대로 살면서 마을이 소멸하고 있는데도 여전히 살아왔던 방식대로 살아가고자 하는 이장을 보면서 많이 개탄스러워하기도 했다. 이장은 촌 기초지자체의 말단 직책이다. 때문에 중앙정부에서 아무리 좋은 정책을 만들어도 이장이 움직이질 않으면 그 정책은 주민들에게 전달되기 힘들다. 이토록 중요한 이장은 주로 누가 될까?

 

일단 이장 일 할 시간이 있어야 한다. 시시때때로 행정 일을 봐야 하고 주민의 민원에 응해야 하기때문에 언제든 부르면 달려갈 수 있는 주민이어야 한다. 그러니 고정된 시간에 일을 해야 하는 사람은 맡기 어렵고 주로 마을에서 농사를 짓거나 소상공업을 하는 사람이 맡기 쉽다. 또 마을에서 나고 살아왔던 선주민이 이장으로 선출되는 경우가 많다. 주민 입장에서 어려운 민원을 넣거나 정부의 지원 혜택 정보를 먼저 얻기 위해서라도 학연, 혈연으로 얽혀있는 사람이 편할 것은 당연하다.

 

이런 이장 일로 받는 보수는 얼마일까? 행정안전부는 현재 월 30만 원이던 이장 수당을 내년부터 40만 원으로 올리겠다고 지난 10월 30일 발표했다. 상여금, 회의 수당 등을 합치면 월 50만 원 수준이 된다. 월 50만 원을 받고 아무 때나 부르면 달려가 온갖 민원을 처리해야 하고 때로는 주민에게 욕도 먹고 공무원에게 아쉬운 소리도 해야 하고, 싫은 소리도 들어야 하는 일. 독자라면 하겠는가? 유휴인력이 있는 도시에서도 찾기 힘든 주민을 소멸위기의 초고령화된 마을에서 찾기는 더더욱 힘들다. 설령 시간과 소득의 여건이 맞더라도 마을을 위한 헌신성이 없으면 맡기 어려운 자리다. 상황이 이러니 역량이 부족해도 또는 이장 일 싫다고 해도 ‘마지못해 이장을 맡는 거니까 어려운 일 시키지 마라’ 라고 하는 주민을 이장으로 모셔야 할 판이다. 그렇게 뽑힌 이장이 마을 일을 열심히 또는 잘할 리 만무하다. 행안부는 이장 수당을 인상하면서 ‘안전관리 기능의 강화, 역할의 증가’ 등의 이유를 들었다. 헛웃음이 나온다.

 

대한민국 초고속발전의 중요 동력으로 우수한 인력을 꼽는 데는 이견이 없는 것 같다. 그 우수한 인력들은 촌을 떠나 도시로 간 인력들이다. 촌에 남아있는 선주민 중에는 우수한 인력이 거의 없거나 있었더라도 고령화돼서 활동이 어렵다. 농업 종사자의 문해 능력, 정보화 역량이 모든 직업군 최하위라는 통계가 이를 입증한다. 그런데 이장은 그런 선주민들 중에서 주로 뽑힌다. 10만 원을 더 올리면 무엇이 바뀔까? 인력에 대한 투자 없이 마을을 살릴 수 있을까? 지면의 제약으로 더 하고픈 말은 못 담겠다. 중앙의 탁상행정에 그저 또 돈 새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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