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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동훈 비대위, 용산을 넘어서야 성공한다

김기현 체제와 인요한 혁신위의 실패요인 겸허하게 성찰해야

  • 등록 2023.12.29 06:00:00
  • 13면

큰 기대와 큰 우려를 동시에 받았던 한동훈 비대위원회가 출범했다.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이 30%대에 머물고 있고, 여당 내에서조차 총선 전망을 최악의 수준으로 관측하는 등 국민의 힘은 말 그대로 비상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여당으로서는 윤 정부 출범 1년 반 만에 벌써 세 번째 비대위원회를 출범시켜야 하는 정치적 굴욕이 부담이었겠지만 총선 승리를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으로 보인다. 

 

이제 여당 총선승리의 열쇠는 한동훈 위원장에게 넘겨졌다. 한 위원장은 스마트한 엘리트검사 이미지로 여당 지지층 사이에서는 인기가 상당하고, 누가 뭐래도 윤석열 대통령의 2인자로 인식되고 있으며, 여의도 정치에 때가 묻지 않은 신선함이 있기 때문에 성공할 것이라는 큰 기대를 받고 있다. 반면에 똑 같은 이유로 결국 실패할 것이라는 큰 우려도 동시에 받고 있다.

 

이준석 전 국민의 힘 대표는 한 위원장에 대해 ‘긁지 않은 복권’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여의도스럽지 않은 신선함이 있어서 기대는 가지고 있지만, 긁어봐야 결과를 알 수 있는 복권 같은 존재라는 것이다. 이제 한 위원장 본인이 직접 복권을 긁는 시간이 왔다. 한 위원장이 여당 위기의 본질을 제대로 파악하고 국민이 공감하는 혁신의 성과를 낸다면 복권은 대박 숫자를 보일테고, 그 반대라면 쪽박 숫자를 드러내고 말 것이다. 모든 것이 한 위원장 본인에게 달린 형국이다. 

 

한동훈 비대위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두 개의 큰 산을 넘어야 한다. 


첫째는 용산을 넘어서는 일이다. 국민의 힘 내부에서조차 여당 위기의 근원지는 용산 대통령실이라는 평가가 압도적이다. 김기현 대표는 여당을 용산 출장소로 만들었다는 혹평을 받았다. 공천 과정에서 수 많은 경고가 있음에도 눈치만 보다가 결국 강서구청장 보권선거에서 대참패를 당했다. 직후 야심차게 출범한 인요한 혁신위 역시 대통령실과 수평적 관계설정을 요구하는 충언에 대해 ‘대통령은 나랏님’이라는 표현을 써가며 거부했고, 여론의 뭇매를 맞아 결국 실패했다. 위기의 본질은 애써 피해가면서 엉뚱한 처방만 내놨기 때문에 김기현 대표의 중도 사퇴, 인요한 혁신위의 실패라는 더 큰 위기가 온 것이다. 만약 한 비대위원장이 용산과의 관계를 재설정해서 대통령을 향해 할 말 하는 여당의 모습을 보인다면 비대위는 성공의 ‘큰 길’에 들어서게 될 것이다.

 

두 번째 산은 ‘김건희 특검법’이다. 국민 60%가 특검법을 찬성하는 상황에서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다면 총선을 앞 둔 수도권 여론은 더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역사적으로 볼 때, 대통령 친인척에 대한 특검에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전례가 없으며, 부인 문제에 대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다는 것이 명분을 얻기 힘들기 때문이다. 한 위원장은 한편에서는 민주당과 협상을 해야 하고, 다른 한편에서는 대통령이 거부권 행사를 재고하도록 설득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 이 산을 무사히 넘는다면 비대위 성공의 ‘큰 길’은 ‘탄탄대로’로 바뀔 것이다. 

 

윤 정부 출범 19개월 만에 두 명의 당대표가 쫒겨나고, 비대위만 세 번째 만든 여당에게는 마지막 기회다. 부디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대통령보다 국민이 무섭다는 것을 자각하고, 정쟁의 언어가 아닌 국민의 언어로, 전쟁의 몸짓이 아니라 정치의 몸짓으로 성공하는 비대위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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