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부 리그 강등 후 ‘재창단의 각오로 새 시즌 맞겠다’던 수원 삼성의 다짐은 공염불이었나.
지난 해 팀 창단 후 처음으로 2부리그 다이렉트 강등이라는 치욕적인 수모를 겪은 수원 삼성이 1개월이 넘게 수뇌부 구성은 물론 사령탑도 결정하지 않으면서 ‘재창단의 각오’가 말뿐이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수원은 4일부터 화성시 클럽하우스에서 선수단을 소집해 체력훈련을 시작으로 새 시즌을 준비하기 위해 훈련에 들어갔다.
그러나 선수들을 이끌 사령탑은 여전히 공석이다.
수원은 지난해 12월 2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파이널B 38라운드 강원FC와 최종전에서 무승부를 기록하며 강등의 수모를 당했다.
다음 날인 3일에는 이준 대표이사와 오동석 단장이 사의를 표명했다.
이후 의사 결정을 해야 할 대표이사, 단장의 선임이 해를 넘기더니 결국 한 달째 아무런 소식조차 없다.
소통 창구인 수원 공식 SNS 계정에는 K리그1 수원FC 최순호 단장이 주장했던 수원월드컵경기장 공동 사용에 대한 반대 입장의 글만 올라와 있다.
강등에 대한 사과문은 물론이고 팬들에게 전하는 새해 인사도 없었다. K리그 구단 중 팬들에게 새해 인사를 하지 않은 팀은 수원 뿐이다.
프로축구 23개 구단이 새 시즌을 준비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지만 뼈를 깎는 쇄신을 다짐했던 수원의 시계만 멈춰 있다.
곧바로 1부리그로 돌아오기 위해서는 전력보강과 함께 전술적인 담금질이 필요하지만 수원은 전력 보강없이 기존에 있던 선수들만 잃고 있다.
고승범과 고명석, 전진우, 권창훈 등의 이탈이 유력한 수원은 현재 수원FC와 계약이 종료된 장신 공격수 김현을 영입할 것이라는 얘기 외에는 전력 보강과 관련된 내용이 없는 상황이다.
올 시즌 K리그2는 승격을 향한 경쟁이 더욱 치열하다. 모든 구단들이 국가대표급 선수들로 구성된 김천 상무가 없는 2024시즌을 승격의 기회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수원은 클럽하우스에서 체력훈련을 진행한 뒤 태국 방콕으로 떠나 담금질을 이어간다.
한 해의 농사를 결정 짓는 전지훈련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특히 강등 1년차를 맞는 수원에게는 더욱 소중한 시간이지만 대표이사, 단장, 감독 선임이 지연되면서 1부 리그 승격의 가능성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수원의 단장으로 박경훈 부산 테크니컬 디렉터, 이흥실 전 김천 상무 단장 등의 이름이 거론됐지만 두 사람 모두 관련 내용을 부인했다.
수원이 사령탑으로 염기훈 감독대행을 선임하려 한다는 소문에 서포터즈의 거센 반대가 있자 “염기훈 감독대행은 4명의 감독 후보 중 한 명이다. 아직 결정된 것이 아무것도 없다”게 수원의 해명이었다.
현재 수원의 단장 선임 작업은 모기업인 제일기획이 아닌 삼성그룹 본사에서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원 관계자는 "구단 내부에서도 대표이사와 단장 선임이 언제 이뤄질지 모르는 상황이다. 계속 기다리고 있다"며 "국내에서 하는 훈련은 체력훈련이기 때문에 코치들이 선수들의 훈련을 이끌 예정이다. 태국 방콕으로 전지훈련을 떠나기 전까지는 감독 선임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했다.
[ 경기신문 = 유창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