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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윤석열 대통령, 신년 기자회견 미룰 일 아니다

국민을 대신하는 언론과 직접소통 하겠다던 약속 지켜져야  

  • 등록 2024.01.26 06:00:00
  • 13면

윤석렬 대통령은 취임 전부터 언론을 통한 국민과의 소통을 강조해왔다. 당선자 시절인 2022년 4월 윤 대통령은 “언론과의 소통이 궁극적으로 국민과의 소통이라고 생각하고, 앞으로도 민심을 가장 정확히 읽는 언론가까이에서 제언도 쓴소리도 잘 경청하겠습니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또한 대통령실 용산 이전의 가장 중요한 이유가 국민과의 소통이라며 헌정사 최초로 대통령이 출근길에 기자들과 자유롭게 질의응답하는 도어스테핑을 도입해 많은 박수를 받았다.

 

2022년 8월 17일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도 언론을 통한 국민과의 소통 의지를 강하게 피력했다. 당시 질의응답에서 윤 대통령은 “대통령실 용산이전의 가장 중요한 이유가 도어스테핑”이라며 “기자들이 그만 두라고 하지 않는 이상 계속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정식 기자회견은 취임 100일 기자회견이 처음이자 마지막이 되었고, 그로부터 3개월 여 뒤 도어스테핑 마저 중단됐다. 물론 그 사이에 도어스테핑을 중단하라는 언론은 한 곳도 없었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대통령이 국민이 요구할 때 기자회견을 개최하는 것은 기본 책무이다. 특히 신년 기자회견은 대통령이 새 해 국정방향을 제시하고,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을 통해 국민들의 궁금증을 직접 듣는 자리로 국민통합 관점에서 매우 중요한 과정이며, 역대 정부에서도 대통령실의 여느 행사보다도 비중있게 여겼다.

 

대통령 신년 기자회견은 박정희 전 대통령이 1968년 ‘연두 기자회견’을 최초로 개최하며 관행처럼 이어져 내려왔다. 그 엄혹한 시절에도 박정희 대통령이 기자회견을 개최하여 기자들과 직접 소통한 것은 국민의 질문에 답하고 설명하는 것이 민주공화국 대통령으로서의 기본 책무라고 인식했기 때문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윤 대통령은 올 해로 취임 3년차에 접어들었다. 공과에 대한 평가는 접어두더라도 취임 3년차인데 그동안 정식 기자회견이 한 번 뿐이라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본지 취재를 종합해보면 대통령실은 지난 해에 이어 올 해도 신년기자회견은 하지 않고, 특정 언론과 인터뷰를 하는 것으로 방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신년 기자회견 미개최에 대해서 지난해 대통령실은 “부처 업무보고 등 일정 빡빡해 질의응답 준비하는데 어려움이 있다”고 궁색한 이유를 밝혔는데, 올 해는 어떤 이유를 댈지 궁금하다. 어떤 이유를 들고 나오든 국민들은 실망할 것이다. 

 

지난 1월 17일 윤 대통령은 수석비서관들과 참모들을 불러 신년기자회견 개최 여부에 대해 집중 토론을 했다고 한다. 이 자리에서 윤 대통령은 참모들에게 “난상토론을 벌여보라”고 주문한 것으로 보도됐지만 결론을 내지 못 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안팍에서는 윤 대통령이 신년기자회견을 머뭇거리는 이유가 김건희 여사 리스크에 대한 질문이 쏟아질 우려 때문이라고 해석한다. 

 

국민의 쓴소리는 피한다고 해결되지 않는다. 불만만 누적될 뿐이다. 불편한 질문이라도 경청하고 대통령이 솔직한 입장을 설명하는 것이 김건희 여사와 관련된 논란을 불식시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사실을 대통령실 참모들은 명심하기 바란다. 늦었지만 설날 전후에 신년 기자회견을 개최해서 올 한해 국정의 포부를 당당히 밝히고, 국민들의 쓴소리를 경청하는 윤 대통령의 모습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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