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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독립” 아닌 “휴일” 만세…퇴색된 삼일절의 민낮

삼일절 도로 태극기 계양‧관련 전시회 열리나 시민 참여 저조
태극기 내 건 주택 손에 꼽을 정도…“중요성 느끼지 못한다”
“시민들 스스로 나서 선조 희생 기리는 국경일 의미 되찾아야”

 

“국경일이라고 별 다를 것이 있나요. 집에서 하루 더 쉴 수 있어 좋을 뿐이에요.”

 

일제강점기 당시 한국의 독립 의사를 전 세계에 알린 ‘3‧1운동’을 기념하는 삼일절이 다가왔지만 시민들이 그 의미를 잊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1일 국경일인 삼일절을 맞아 수원시 일대 도로 곳곳에는 3‧1운동의 자부심을 상기시키기 위한 태극기가 게양됐다.

 

수원시청에도 ‘105주년 3‧1절 기념 1919년 3월 1일 그날의 함성을 기억하겠습니다’는 문구와 함께 대형 태극기가 걸렸으며, 시청 내부에는 태극기 유래에 대한 설명과 함께 태극기의 중요성을 알리는 전시회가 열렸다.

 

그러나 이와 무색하게도 삼일절에 대한 일반 시민들의 관심은 해가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날 취재진이 방문한 수원시 영통구 매탄동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태극기를 게양한 가구는 단 1곳에 불과했다.

 

이곳 외에도 광교에 위치한 아파트 및 주택 단지 등 시내에서 태극기를 게양한 주택은 손에 꼽을 정도로 적었다.

 

수원시민 정수경 씨(32‧가명)는 “어렸을 때에는 국경일마다 태극기를 내걸었는데, 오늘날에는 중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며 “다른 집도 하지 않다 보니 굳이 게양할 필요성이 없다고 생각해 집에서 쉬는 ‘휴일’로써 하루를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실태는 독립운동을 기념하는 조형물이 설치된 수원올림픽공원에서도 찾아볼 수 있었다.

 

 

위안부 등 피해자를 기억하고자 제작된 ‘평화의 소녀상’은 삼일절 마다 시민들이 태극기를 걸곤 했다. 그러나 올해의 경우 소녀상을 찾으러 온 시민들은 전무했으며, 소녀상 옆에 놓여있던 꽃바구니도 바람이 불어 땅에 떨어진 채 방치됐다.

 

인근을 지나던 최병재 씨(50‧가명)는 “사라질 뻔했던 대한민국을 되찾기 위해 노력했던 선조들이 잊혀지는 것 아니냐”며 “갈수록 애국정신과 국경일의 의미가 퇴색되는 것 같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광복회 한 관계자는 “삼일절 등 국경일은 온 민족이 하나가 돼 대한민국의 주권의식을 되찾기 위해 노력한 선조들을 기리는 날”이라며 “이러한 중요한 의미가 조금씩 사라지고 있어 아쉬울 따름이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경일이 그 의미를 되찾을 수 있도록, 시민들이 스스로 나서서 선조들의 거룩한 희생정신을 기릴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의식이 개선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 경기신문 = 박진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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