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2.23 (월)

  • 흐림동두천 -10.4℃
  • 맑음강릉 -0.2℃
  • 구름많음서울 -4.2℃
  • 맑음대전 -5.9℃
  • 맑음대구 -1.0℃
  • 맑음울산 -1.4℃
  • 맑음광주 -2.4℃
  • 맑음부산 -0.9℃
  • 흐림고창 -4.9℃
  • 구름많음제주 6.1℃
  • 맑음강화 -7.7℃
  • 맑음보은 -9.4℃
  • 맑음금산 -8.7℃
  • 맑음강진군 -0.8℃
  • 맑음경주시 -1.0℃
  • 맑음거제 0.3℃
기상청 제공

[구병두의 세상보기] 질문 없는 교육은 창의성의 무덤

 

 

세상에서 인간이 만든 것은 모두가 질문의 산물(결과물)이다.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것을 창조하려면 반드시 질문이 선행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질문은 호기심과 궁금증에서 비롯된다. 그러기에 교사가 자신의 역할에 충실 하려면 반드시 학생들에게 궁금증과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게 해주어야 한다. 그런데 대체로 교사는 교육 현장에서 교과서에 있는 지식을 학생들에게 전달하는 것이 보편적이다. 그리고 수업 막바지에 “오늘 배운 내용(교육과정) 가운데 이해가 잘 안되면 질문하라”고 한다. 이런 질문을 할 때 교사는 답을 가지고 질문한다. 당연히 교사는 자기가 가르친 내용이 정답이라고 믿는다. 무엇보다 교사가 정답이라고 단정한 지식은 이미 특정 분야에서 전문 학자들이 오랜 기간 탐구하고, 경험한 결과의 지식이다. 문제는 결과의 지식으로는 학생들의 창의성 함양에 별로 도움이 안 된다는 사실이다.

 

교사가 원하는 것은 자신이 가르친 내용을 학생들은 암기해 두었다가 그대로 표현하는 것이다. 좀 거칠게 말하면 자신이 가르친 지식을 학생들이 그대로 먹었다가 그대로 뱉어내는 것이다. 교사가 정답을 가지고 질문하면 학생들의 지적변화에도 전혀 도움을 줄 수 없다. 그래서 이런 유형의 질문은 결코 좋은 질문이라 할 수 없다. 좋은 질문이 되려면 하나의 질문에 학생마다 답(표현)이 달라야 한다. 왜냐하면 궁금증과 호기심은 학생마다 다 다르기 때문이다.

 

교사가 질문할 때 좋지 않은 태도는 자신만의 답을 미리 가지고 질문하는 것이다. 이러한 질문은 질문으로서의 가치를 상실한 것이나 다름없다. 좋지 않은 질문의 예를 들어보면 ‘예(Yes)’ 아니면 ‘아니오(No)’를 유발하는 질문이다. 그런데 어쩔 수 없이 이런 유형의 질문을 해야만 할 때는 한 번 더 질문을 이어가야 한다. 예라고 반응한 준영이한테는 “너는 왜 ‘예’라고 생각하니?” 또는 아니라고 반응한 준홍이에게는 “너는 왜 ‘아니오’라고 생각하는 거니?”와 같은 질문은 준영이와 준홍이의 생각이 다르기에 질문으로서 충분한 가치가 있는 것이다. 따라서 좋은 질문은 하나의 질문에 여러 개의 답(반응)을 끄집어낼 수 있는 질문이다.

 

학생에게 있어서 교사의 질문이 중요한 것은 그 질문에 반응(답변)하기 위해 학생들이 여태껏 배워서 알고 있는 모든 지식을 총동원하기 때문이다. 이때 뇌세포는 활성화되기 시작하여 변화를 일으킨다. 이를 인지심리학에서는 ‘인지구조의 변화’라고 한다. 이는 곧 교사의 질문을 통해서 학생의 인지구조의 변화를 일으켰기에 교육의 효과를 획득하게 되는 것이다.

 

또한 질문은 문제의식의 자극제 역할을 한다. 문제의식은 문제해결의 실마리이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선행 조건이 된다. 이러한 문제의식은 자문(自問)을 통해 드러난다. 무엇보다도 문제의식은 이를 가진 자가 문제해결의 기회를 얻게 된다. 그래서 문제의식은 문제해결의 요체(要諦)라고 할 수 있다. 교육이 행해지는 곳에서는 항상 문제의식을 기반으로 예리한 질문을 통해서 문제해결의 실마리를 찾게 된다. 그러므로 문제해결의 시발(始發)인 문제의식을 유도하는 ‘질문’을 학교 교육의 근간(根幹)으로 삼아야 비로소 학생들의 창의성이 길러지고, 그 열매를 맺고 수확하게 될 것이다.







배너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