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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보험 '인기'에도 디지털 보험사 '울상'

5개 디지털 보험사, 2년째 나란히 적자
낮은 수익성·디지털 채널 한계가 원인
"운영부담 줄일 수 있는 규제 완화 필요"

 

MZ세대를 중심으로 미니보험(소액단기보험)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보험사들이 시장 공략에 나선 반면, 미니보험을 주로 판매하는 디지털 보험사들은 적자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미니보험의 낮은 수익성과 디지털 채널의 한계가 그 원인으로 지목된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NH생명보험이 지난 해 5월 출시한 '검진쏘옥NH용종진단보험'은 최근 판매건수 1만 건을 돌파하며 농협생명 온라인보험 최다 판매를 기록했다. 

 

해당 상품은 3대 기관(위·십이지장·대장) 용종 진단을 보장하는 상품으로 가입 시 한번만 보험료를 납입하면 1년간 보장한다. 보험료도 30세 기준 남자 1500원, 여자 1200원으로 저렴한 편이다.

 

아울러 카카오페이손보가 선보인 해외여행보험은 지난 1월에만 약 20만 명이 가입했다. 카카오톡을 통해 가입할 수 있는 해당 상품은 무사 귀국시 환급금을 제공하는 서비스를 제공해 입소문을 타며 흥행했다.

 

이처럼 미니보험은 보장기간이 상대적으로 짧고, 담보도 단순하며 보험료가 저렴하다. 이를 통해 소비자들은 자신에게 필요한 담보를 저렴하게 보장받을 수 있다. 해외여행보험이 대표적인 상품이다.

 

이 때문에 미니보험은 그동안 주로 디지털 보험사나 온라인 채널에서 판매됐다. 상품 구조가 단순해 비교적 저렴한 모객 비용으로 신규 고객을 유치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다.

 

보험사 관계자는 "미니보험 자체가 보험사 수익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더라도 젊은 고객의 니즈를 반영하고 손쉽게 신규 고객 확보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크다"고 말했다. 

 

하지만 미니보험의 낮은 수익성 탓에 미니보험을 주로 판매하는 디지털 보험사들은 몇년째 적자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해 5개 디지털보험사(교보라이프플래닛·신한EZ손보·카카오페이손보·캐롯손보·하나손보)는 일제히 적자를 기록했다. 손실 규모는 하나손보가 879억 원으로 가장 컸으며, ▲캐롯손보(760억 원) ▲카카오페이손보(373억 원) ▲교보라이프플래닛(214억 원) ▲신한EZ손보(78 억원) 순이었다. 이들은 2022년에도 모두 적자를 기록했다.

 

이에 최근 디지털 보험사들은 장기보험 상품을 출시하며 수익성 제고를 위한 돌파구를 찾고 있다. 카카오페이손보는 최근 운전자보험을 출시했다. 이보다 앞서 운전자보험을 선보인 신한EZ손보는 올해 4세대 실손의료보험 상품도 출시할 계획이다. 자동차보험을 이미 보유하고 있는 캐롯손보는 2022년 말 어린이보험을 내놓았다.

 

업계는 채널적 한계로 디지털 보험사들이 적자에 시달릴 수 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 디지털보험사들은 보험수입의 90% 이상을 비대면으로 거둬들여야 하는데, 보험시장은 아직까지 설계사를 통한 대면영업이 강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도 규제완화를 통해 디지털 보험사를 지원할 수 있는 근본적인 기반이 마련돼야 한다고 제언한다. 보장 공백을 완화하고 디지털 판매채널을 활성화하기 위해 이들이 정착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는 것.

 

이정우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내 디지털 손해보험회사 동향' 보고서를 통해 “디지털 보험사의 매출은 꾸준히 늘고 있지만 수익은 내지 못하고 있다”며 “낮은 수익성을 극복하기 위해 장기손해보험 상품을 출시하거나 판매 비중을 높이려는 전략을 취하는 추세”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보험산업의 다양한 사업모형을 위해 실질적인 운영 부담을 줄일 수 있는 규제 완화를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 경기신문 = 고현솔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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