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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21대 국회 가결률 역대 최저…‘민생’은 말뿐인가

법안 가결률 11.4%, ‘발의’만 몰두하는 풍토 고쳐야

  • 등록 2024.05.21 06:00:00
  • 13면

임기 종료가 10여일 앞으로 다가온 21대 국회가 역대 최저의 법안 가결률을 기록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이다. 그 어느 때보다도 치열한 정쟁을 펼친 국회였지만, 정작 해야 할 본래의 사명은 망각한 낙제점 국회였다는 성적표를 받아든 셈이다. 더욱이 여야를 막론하고 입만 열면 ‘민생정치’를 외쳐온 21대 국회가 실질적으로는 드잡이질만 열심히 하고 권력 힘자랑에만 열중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운 결과다. 법안 발의 건수만 채우려는 유치한 경쟁에 빠진 우리 국회 풍토를 대체 어떻게 해야 하나. 이렇게 가서는 안 된다.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1대 국회 총 법안 발의 수는 2만 5901건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처리가 되지 못하고 계류 중인 법안도 1만 6384건(63.3%)으로서 마찬가지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법안 발의 건수는 매년 늘어왔다. 17대 국회 7489건에서 18대 1만 3913건, 19대 1만 7822건, 20대 2만 4141건이었다. 


임기만료로 폐기된 법안 비율도 법안 발의 증가에 비례해서 점차 상승하는 추세를 보여왔다. 폐기 법안은 17대 국회 43.5%에서 18대 46.0%, 19대 55.6%, 20대 62.1%로 늘어났다. 반면에 17대 국회 25.5%였던 법안 가결률은 18대 16.9%, 19대 15.7%, 20대 13.2%로 감소하더니 21대 국회에서는 고작 11.4%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하고 말았다. 제출된 법안 10건 중에 겨우 1건 남짓만 가결을 시켰다는 얘기다. 


이 같은 현상은 무엇보다도 국회의원들이 벌이고 있는 ‘법안 발의’ 경쟁이 그 원인이다. 진정성을 가지고 뭔가 시급한 민생 법안을 성안하여 제출한 다음 힘을 다해 여야 의원들을 설득해 통과시키려는 자세가 아니다. 보좌관·비서관 총동원하여 뭔가 소를 만들고 법안을 만들어서 제출하면서 언론 플레이 한번 하면 다 잊어버리는 이상한 의정활동을 하는 선량들이 적지 않다는 뜻이다. 


법안 처리를 여야 정당의 흥정거리로 삼는 일도 문제다. 소위 정당의 이해관계가 얽힌 쟁점법안을 놓고 줄다리기를 하면서 합의나 협의가 이뤄질 때 끼워팔기 식으로 집어넣는 경우도 많다. 법안의 필요성을 따지기보다는 정치협상 과정에서 선심 쓰듯 끼워 넣을까 말까를 결정하는 어처구니없는 교섭이 이뤄지기도 한다. 그러니 찬성하든 반대하든 진지한 토론과 설득이 수반될 턱이 없다. 일단 발의하여 홍보한 것으로 자족하는 불성실한 분위기가 문제인 것이다. 


‘시거든 떫지나 말라’고 했건만, 민생 법안 처리가 불발된 원인을 놓고 상대 당에 그 책임을 덤터기씌우는 일에 골몰하는데, 냉정하고 말하면 여야 어디라고 할 것 없이 다 문제다. 그야말로 진짜 민생의 현실과는 아무 관련도 없는 허망한 ‘그들만의 리그’에 빠져서 움직이는 셈이다. 


산업 생태계의 논리에 비춰보면 국회는 형편없는 생산성을 보이는 기업이다. 그러니 정치불신이 날로 깊어지고 ‘국회를 폐지해야 한다’는 여론마저 좀처럼 잦아들지 않는 것이다. 법안 한 줄에 자기 명줄이 달려 있는 줄도 모르고, 발의 건수를 앞세워 행세하는 그런 정치꾼들에게 번번이 속아 넘어가는 유권자들도 문제다. 국회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특단의 노력이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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