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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동해 석유·가스전 발표, 대통령의 첫 국정브리핑은 성급했다

주가 급등하자 보유주식 팔아치운 가스공사 임원들 해임해야

  • 등록 2024.06.14 06:00:00
  • 13면

지난 6월 3일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 후 첫 국정브리핑을 했다. 국정브리핑을 도입한 것은 총선 참패 후 좀처럼 회복되지 않는 지지율 때문으로 보인다. 대통령이 직접 국민에게 정부 핵심 정책을 설명해서 국정에 대한 관심을 제고하고, 정부 정책의 신뢰도 확보한다는 측면에서 환영할 일이다. 

 

윤 대통령은 국정브리핑에서 "경북 포항 영일만 앞바다에서 막대한 양의 석유와 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물리탐사 결과가 나왔다"며 "국민 여러분께 이 사실을 보고드리고자 한다"고 했다. 그러나 윤 대통령의 첫 국정브리핑 내용을 접한 대다수 언론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진보는 물론 보수 매체들까지 우려를 감추지 않았다. 조선일보는 사설에서 “대통령이 나서서 발표한 것은 성급했으며 정치화를 부채질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고, 문화일보도 7일자 사설에서 “극히 초기 단계 분석임에도 불구하고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과할 정도로 장밋빛 전망을 내놓는 바람에 (논란이) 촉발된 측면이 있다”고 했다. 송용창 한국일보 뉴스 1부문장은 칼럼에서 “(대통령의) 설익은 브리핑이 결과적으로 대왕고래가 기지개를 켜기도 전에 질식하게 하는 결과를 낳을지도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정부는 동해에서 석유·가스가 나올 확률이 20%라고 밝히고 있는데 이 또한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산업부는 "5번(시추)에 1번 정도는 나온다"고 설명하고 있지만 ‘5개를 시추하면 1개에서는 석유를 찾을 가능성이 있다'는 말과 '5개 시추시 1개에서 나온다'는 전혀 다른 말이다. 대통령이 “막대한 양의 석유와 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한 것에 대해 보수 언론까지 성급했다고 비판하는 이유다.  

 

막대한 시추 비용도 논란이다. 정부는 1회 1000억 원, 총 5000억 원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1회 1500억 원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다수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시추 비용은 깊이의 배수로 늘어나는 것이 아니라 제곱으로 늘어나는 것”이라며 “시추 예상 지점은 수면 밑 1km의 심해이기 때문에 정부가 예상한 비용은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물리탐사를 맡은 ’액트지오‘사에 대해 윤 대통령은 “세계 최고 수준의 심해 기술 평가 전문 기업”이라고 칭송했지만 직원 수 10명 안팎의 소규모 회사로 세금체납과 법인자격 박탈 등의 이력이 확인돼 논란이 계속되고 있고, 영일만 일대에서 물리탐사를 해오다 철수한 호주의 세계적인 석유개발회사인 우드사이드의 철수 배경에 대한 논란도 계속되고 있다. 

 

이런 와중에 가스공사 임원 4명은 대통령 브리핑 이후 주가가 급등한 틈을 타서 보유주식을 전량 팔아치운 것으로 드러났다. 어떤 핑계로도 용납될 수 없는 짓이다. 산업부는 즉각 조사에 착수해서 해임 등의 강력한 조치를 해야 한다.

 

자원개발은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고, 성공확률도 매우 낮다. 만약 이번 동해 석유·가스전 개발 사업을 산업부 차원에서 차분히 진행했다면 이런 논란은 없었을 것이다. 대통령의 섣부른 브리핑이 자원개발 사업을 정쟁화 시켜 사업을 어렵게 만든 건 아닌지 대통령실과 정부는 냉정히 평가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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