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운 얼음에서 따스함을 느끼는 독특한 시선이 돋보이는 김곤 저자의 '그날의 아이스아메리카노 속 얼음은 따뜻했다'(지식공감)가 출간됐다.
'그날의 아이스아메리카노 속 얼음은 따뜻했다'는 우리가 평소 스쳐 지나가는 소중한 것들에 대한 사유(思惟)로 채운 에세이다.
저자 김곤의 글은 많이 잊히고 있는 서정적인 문체와 감성이 담긴 표현으로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책의 제목이기도 한 ‘그날의 아이스아메리카노 속 얼음은 따뜻했다’는 한국인이 많이 찾는 시원한 음료의 대표주자 아이스아메리카노에서 따뜻함을 발견하는 역설이다. 저자는 카페에서 시간을 보내다 카운터에서 직원이 컵을 씻는 광경을 본다. 그의 시선 끝에는 음료를 차갑게 유지하는 역할을 다한 얼음이 버려지고 있다. 저자에게는 제 한 몸 희생하고 끝내 하수구로 흘러가는 얼음이 따뜻하게 느껴진다.
저자 김곤의 글은 어느새 익숙해져 존재감을 잊은 소중한 것들에 대한 감사를 상기한다. 평소 산책을 통해 사유하기를 즐기는 저자는 지나칠 법한 광경에 주의를 기울여 그 안에 담긴 온기를 발견한다. 길에 버려진 먹다 남은 음료에서도 먹거리에 대한 소중함을 깨닫는 따뜻하고 순수한 모습이 엿보인다.
외부에 상처받은 내 마음, 팬데믹을 거치면서 외로워진 내면을 치유하자는 것이 대세였다. 자신에게 더 집중하면서 오히려 주변을 둘러볼 줄 모르는 사회로 심화된 냉정한 세상에서 저자는 따뜻함과 여유로움을 되찾고자 한다.
인스턴트 식품의 가벼운 맛과 같은 삶에 필요한 것은 다정한 손길을 거친 깊은 관계다. 꾹꾹 눌러 쓴 편지를 보내야만, 수첩에 고이 적은 전화번호를 하나하나 눌러야만 연결되었던, 정성을 들인 관계가 떠오르는 책이다.
저자 김곤은 카메라 앵글에 담은 풍경처럼 서정적인 글에 사유를 덧칠해 풀어내고 있다. 시시각각 정보가 변하는 세상에서 아날로그 감성을 간직하고자 한다.
한편, 저자 김곤은 일본에서 호세이대학교를 졸업했다. 대기업에서 홍보맨으로 근무 후 잠시 통, 번역을 하다가 공무원이 되었다. 영화감독을 하고 싶었던 저자는 카메라 앵글에 글을 담아내듯 서정적인 글로, 그동안 마음속에 봉함해 두었던 감성을 사유에 사유를 덧칠하며 풀어낸다.
[ 경기신문 = 이화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