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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영금의 시선] 분단과 이산 그리고 건강

 

분단은 피하고 싶은 용어이다. 그런데 분단이라는 용어를 쓰지 않으면 나를 설명할 수 없고 내가 살고 있는 국가를 이해할 수 없다. 원래는 하나이던 나라가 둘로 갈라지면서 분단이라는 용어가 생겼다. 전쟁으로 이산가족이 생기고 수 십년 생사조차 모르고 살았다. 1990년대 북쪽 사람들이 고향을 떠나 남쪽으로 왔다. 대부분 중국 국경을 넘어 여러 나라를 거쳐 어렵게 대한민국에 도착한다. 살던 곳을 떠났으니 이주민이라는 사람도 있고, 자유를 찾아 왔다 하여 탈북민, 새터민, 귀순용사 등으로 불린다. 이것도 저것도 마땅한 용어가 없어 북배경주민으로 부르는 사람도 있다. 불려지는 당사자인 북한이탈주민 개개인도 생각이 다르다. 자신을 어느 위치에 놓을지 몰라 이렇게 저렇게 의견이 엇갈린다.

 

분단은 정치적 사건이다. 그래서 고향 탈출은 곧 정치적 사안이 된다. 정치적 효과가 높은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 차이는 크다. 경제적 이유보다 정치적 이유로 탈출한 사람이 훨씬 쓰임을 받는다. 대한민국에 도착한 순간, 정보를 줄 수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으로 분류된다. 이러한 차이를 일부 사람들은 당연히 받아들인다. 정치적 사안이 된 탈출은 탈북이라는 용어로 정착된다. 정보에 대한 관심이 높다 하여 아무나 정보를 팔아 살지는 않는다. 선택의 자유가 있는 대한민국에서 잘 살아보려고 값진 노력을 들인다. 잘 산다는게 쉽지 않기에 분단과 이산으로 생긴 부작용은 건강으로 이어진다. 어떻게 살아야 잘 사는 것일까? 비교할 수 없이 좋은 환경에서 살고 있다는 사실은 틀림없다.

 

어쩌면 분단사회에서 건강하게 산다는 것이 이상할지 모른다. 국가는 성공에 대한 기준도 없으면서 성공하라고 한다. 성공에 조급한 국가는 늘 성공한 모델에 허덕인다. 그러나 미안하게도 사회적 리더로 정점에 있는 사람은 한번도 자본주의 쓴 맛을 보지 않은 사람들이다. 과거에 그랬듯 또 다른 권력에 머리 숙이고 살아가는 생존형 모델이다. 경제적 자유를 얻은 사람은 있으나, 정작 그들은 나서지 않는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을 벌어야지. 돈을 벌어야 하는 이유는 많다. 경제적 자유를 얻기 위함도 있지만, 남겨진 가족에 돈을 보내야 하기에 열심히 바쁘게 살아간다. 그러다보니 사회문제에 관심을 가질 여유도 없다.

 

정전협정이 맺어진지 70년이 넘었음에도 분단과 이산의 상흔은 그대로 남아있다. 상흔의 흔적이 건강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사실은 확실하다. 정서적 결핍으로 목숨을 끊은 사람도 있고, 투병 중에 있는 사람도 있다. 글을 쓰는 나 자신도 심적 부담으로 힘든 상태이다. 사투리 때문에 원하는 일을 할 수 없고, 문화적 차이로 냉대를 받는 사회는 분단이 만들어 낸 것이다. 분단과 건강은 연관되어 있다. 건강하게 정착하려면 경제적 자유도 중요하지만 마음을 치유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많아지도록 국가적 지원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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