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저출생 정책을 연달아 발표한 인천시가 전담조직 구성을 추진하고 있다.
정부의 인구전략기획부 신설에 맞춰 시도 전담조직을 구성하겠다는 것인데, 현실화까지 안팎으로 각종 암초가 도사리고 있다.
2일 시에 따르면 저출생 대응정책을 추진하기 위해 정부의 인구전략기획부와 연계한 자체 전담조직을 구성한다.
이는 지난 7월 유정복 시장이 ‘아이 플러스 집 드림’을 발표하며 공식화됐다.
최근에는 윤석열 대통령이 저출생·고령화 등을 포함한 인구정책을 다룰 인구전략기획부 설립 추진단을 이달 중 발족한다고 밝히며 시의 계획도 급물살을 탔다.
하지만 시 계획의 선행조건인 인구전략기획부 신설은 현재로서 불투명한 상황이다.
먼저 인구전략기획부 신설 내용이 담긴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해야 하는데, 여야가 서로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쟁점은 정무장관직 신설이다. 앞서 여당인 국민의힘은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발의하며 인구전략기획부 신설과 함께 정무장관직 신설에 대한 내용도 포함했다.
박근혜 정부 때 폐지된 정무장관을 부활시켜 대통령실과 국회의 소통을 잇게 만들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 등은 옥상옥 비판을 받으며 폐지된 정무장관을 부활시키겠다는 계획에 의구심을 드러내고 있다.
전날 진행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회담에도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의제로 포함됐지만 별다른 성과가 나오지는 않았다.
시는 지난달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를 방문해 이 문제를 논의하기도 했다. 당시 위원회에서는 실제 인구전략기획부 신설 시기를 오는 12월로 예상했다.
이는 이날부터 시작된 정기국회에서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통과된다는 가정이기 때문에 불발될 시 인구전략기획부 신설도 밀릴 수밖에 없다.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무사히 통과돼 올해 인구전략기획부가 신설된다고 해도 시의 전담조직이 계획대로 꾸려질 지는 미지수다.
시가 추진하는 전담조직에서는 인천형 출생정책인 1억 플러스 아이드림과 아이 플러스 집 드림 등이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 시는 이 정책들을 국가정책으로 전환하고 내년도 국비를 확보할 계획이다. 하지만 최근 윤 대통령은 저출생 정책에 현금성 지원을 지양하겠다는 입장을 보여 시의 계획에 빨간불이 켜졌다.
또 아이 플러스 집 드림은 천원주택 등 주거정책을 포함하고 있어 출생정책을 다루는 전담조직에 포함될 지도 미지수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우선 정부의 인구전략기획부가 신설돼야 시도 정확한 개편 계획을 세울 수 있다”며 “전담조직에 인천형 출생정책이 모두 포함될 지도 현재로서는 두고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인천 = 박지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