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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구 박사의 맛있는 인천 섬 이야기] ㉙주안 천일염전과 시도 염전

  • 등록 2024.09.22 12:40:06
  • 14면

 

흔히 인천 사람을 ‘인천 짠물’이라고 부른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인천은 조선시대부터 자염 방식의 소금을 생산했고,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천일염전 주안에 등장한 후 낙섬·남동공단·영종도 등에서 많은 소금이 생산된 이유로 추정된다.

 

소금 생산 방식은 보통 자염(끓일 자(煮), 끓여서 만든 소금) 방식과 천일염(염전에서 바닷물을 증발시켜 만든 소금) 방식이 있다.

 

세종실록 지리지 인천부에 영종도, 삼목도, 용유도 등지에 염전 종사자가 살고 있다는 내용으로 보아 조선시대부터 소금을 생산한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 최초의 천일염 생산은 1907년 지금의 주안공단 주변에서 시작됐다. 천일염 방식은 대만에서 생산되기 시작했는데 이것을 일본에 의해 우리나라에 전해졌다고 한다.

 

주안에 천일염전이 만들어진 이유는 우리나라 최초로 건설된 경인선을 이용해 거대한 소비지를 두고 있는 서울로 신속한 물류가 가능한 입지 조건을 갖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일제는 침략전쟁을 거치는 와중에 대규모 군비가 필요해 이를 충당하기 위해 소금, 염초, 인삼에 전매제도를 실시했고 화학공업이 크게 발전하여 소다공업의 원료로서 천일염이 필요했다.

 

또한 당시 조선은 중국과 대만으로부터 소금 수입이 증가하자 소금(식염)의 안정적인 공급이 필요했다(유승훈, 20세기 초 인천지역의 소금 생산, 인천학 연구, 2004.9).

 

한편 인천공항이 건설되기 전까지 영종도 을왕리, 신도, 시도, 강화 석모도 등지에 천일염전이 존재했다.

 

이 지역은 조수간만의 차이와 갯벌이 발달해 천일염 생산이 천혜의 조건이었다. 동시에 이 주변 지역은 우리나라 젓새우 생산의 최대어장으로 대규모 소금이 필요한 이유도 있었다.

 

인천시 중구 신도 3리와 4리 마을을 염촌(塩村, 소금을 생산하던 마을)이라 부르며 현재도 천일염을 생산하던 터가 남아 있다.

 

현재는 인천에서 유일하게 천일염 방식으로 소금을 생산하고 있는 곳은 시도에 있는 시도 염전이 있다.

 

 

시도 염전은 약 60년 전부터 천일염을 생산한다고 한다.

 

천일염은 일조량과 적당한 바람(해풍)이 불어야 소금물이 잘 증발해 소금의 생산량을 좌우한다고 한다. 실제 천일염 종사자들은 5­6월, 9­10월에 부는 바람을 ‘돈바람’이라고 한다.

 

시도에는 수기 해수욕장이 있으며 송혜교와 비가 출연한 ‘풀하우스’ 촬영지로 유명해 한때는 외국인들도 많이 방문했다.

 

신도선착장에서 신도-시도-모도 자전거 일주 체험이 젊은이들 사이에 유행하고 있다.

 

신도선착장-구봉산 입구-신도1리 마을회관-신, 시도 연륙교-시도 염전-수기 해수욕장-모도 공원으로 이어지는 신시모도 삼형제섬 길(9.5㎞)은 걷기 좋을 길로 유명하다.

 

신·시·모도에 가기 위해서는 영종도 삼목선착장에서 신도행 배를 타면 된다. 최근 영종도와 신도 사이에 다리를 건설 중이다.

 

인천시에서는 신도 수변공원–북도면사무소-모도·신도 순환선 등을 연결하는 생태 둘레길 조성 사업을 진행하고 있어 좋은 산책길을 기대한다.

 

우리 조상들은 서쪽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하늬바람이라고 불렸다. 하늬바람이 불어오면 곡식이 익어간다고 한다.

 

가을이 오고 있다.

 

정다경의 하늬바람을 들으면서 신·시·모도 삼형제섬 길을 따라 걸어보자. 하늬바람에 소금이 만들어지는 소리와 곡식이 누렇게 익어가는 모습을 보면서 걸어보자.

 

분명 무더위에 지침 몸과 마음의 피로를 풀어줄 것이다.

 

글 : 김용구 박사(인천시 사회적경제지원센터장, 인천시 섬발전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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