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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시, 폐지 수집 어르신에 안전조끼 등 제공..."폐지 더 주우라고?"

수원시 안전조끼 등 용품 지원, 어르신 체감 無
하루 종일 폐지 수거에도 1kg당 70~80원 수준
"돌봄서비스, 일자리 지원 등 연계사업 지원할 것"

 

이른 새벽과 야간 폐지를 수거하기 위해 거리로 나오는 어르신들이 교통사고에 노출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수원시는 안전조끼를 지급하는 등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그러나 수원시 대책은 어르신들이 효과를 체감하지 못하며 생활에 직접적인 도움이 되지 않고 있었다.

 

29일 오후 6시쯤 팔달구 인계동 거리에는 폐지를 수거하기 위해 어르신들이 손수레를 끌고 종이상자 등을 정리하고 있었다.

 

형광색 안전 조끼를 착용한 어르신들과 손수레에 부착된 교통사고 방지 야광 표시·밧줄 등은 찾아볼 수 없었으며 손수레 가득 실어져 있는 박스들은 제대로 고정되지 못해 흘러내리기 일쑤였다.

 

이들은 폐지가 가득 실린 손수레를 끌고 보도가 아닌 도로 가장자리로 걸어가며 아찔한 모습을 보였고 계속해서 흘러내리는 폐지와 떨어진 체력으로 얼마 못 가 주저앉기도 했다.

 

본지가 동행한 차순예 씨(76)는 허리 등 온몸에 안 아픈 곳이 없을 정도로 매일 폐지 수거일을 하고 있다.

 

차 씨는 "생활이 어려우니 어쩔 수 없이 아침부터 저녁까지 하루 종일 수거하고 있다"며 "열심히 주워도 요즘은 1㎏당 70~80원밖에 받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어 "시에서 안전모와 조끼를 받은 적이 있지만 불편하기도 하고 잘 안 입게 된다"고 전했다.

 

현재 수원시는 폐지 수거 어르신들의 안전을 위해 각 동별 통장, 고물상 등을 통해 현황을 조사하고 매년 상하반기 총 사업비 7200만 원으로 냉방용품, 보온용품, 안전조끼 등을 지급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는 3600만 원의 사업비를 통해 398명에게 지급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생계유지 등을 위해 폐지를 수거하는 어르신들의 안전대책과 함께 생계유지비 증액, 생필품 지원 등 이들이 원하는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방식이 필요할 것 같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시에서 상반기에 지급한 3600만 원의 사업비는 398명 어르신에게 한달에 1만 5000원씩 추가로 지원할 수 있는 돈"이라며 "이 돈을 폐지로 환산하면 150kg이 넘는 양으로 이렇게 폐지를 더 주우라고 응원하는 하는 꼴인 이런 사업말고 실질적으로 생활에 도움을 주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폐지를 수거하는 어르신들은 어려운 생계유지로 인해 손수레를 끌고 거리로 나서고 있지만 안전조끼, 냉·난방용품 지급 등 지원책은 이들 어르신이 폐지를 수거해야만 하는 원인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시는 생활비 추가 지원 등은 계획된 바 없으며 복지서비스를 지원하는 등 연계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생계유지비 증액 등 계획은 없다"며 "관내 폐지 수거 어르신들과 상담을 통해 여건을 분석하고 시 돌봄서비스에 연계하거나 기초생활보장제도, 일자리 지원 등 연계사업으로 이들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본지와 동행한 차 씨는 "시에서 안전모와 조끼를 받은 적이 있지만 불편하기도 하고 잘 안 입게 된다"며 "아무래도 위험하니까 지원해 줘서 고맜지만 크게 도움이 되진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안전모, 조끼, 방한용품이나 냉방용품을 지원해 주는 것은 좋지만 생활이 어렵다 보니 폐지를 줍는 것"이라며 "쌀이나 생필품과 같이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는 것들을 지원해 주면 좋을 것 같다"고 전했다. 

 

[ 경기신문 = 장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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