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에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키우는 펫팸족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아파트 시장에서도 이른바 '개품아'(개를 품은 아파트) 문화가 확산되며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4일 KB금융그룹 조사에 따르면, 국내 반려동물 양육 인구는 1262만 명을 넘어섰다. 이는 5000만 국민 중 4분의 1에 해당하는 수치로, 반려동물과의 동거가 일상화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에 따라 건설사들은 반려동물과 함께 편리하고 쾌적하게 생활할 수 있는 특화 주거 공간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 현대건설은 '힐스테이트 신용 더리버'를 시작으로 반려동물 특화 설계인 'H 위드펫'을 도입했다. 'H 위드펫'은 반려동물 전용 공간과 특수 자재를 활용해 반려동물과 공존하는 생활을 최적화한 현대건설의 혁신적 주거 모델이다.
'H 위드펫'의 대표적 시설로는 '펫 클린룸'이 있다. 이 시설은 공동주택 내 반려동물 전용 목욕 공간으로, 반려동물의 청결 유지를 돕는다. 또한, 발코니를 반려동물 전용 공간으로 설계해 반려동물에게 독립된 공간을 제공하며, 층간소음을 줄이기 위한 다양한 시스템을 적용했다.
특히, 엘리베이터에 '펫 사인'을 설치해 반려동물과 함께 이동하는 입주민이 다른 주민에게 알림을 줄 수 있어 안전한 이동을 돕는다.
코오롱글로벌도 반려동물을 위한 특화 공간을 선보이며 경쟁에 가세했다. 이 회사는 반려동물 놀이터 '하늘채 펫짐'을 개발해 쾌적한 주거 환경을 제공할 방침이다. '하늘채 펫짐'은 코오롱글로벌의 기존 조경 상품인 '아웃도어짐(OUTDOOR GYM)' 시리즈의 연장선상에 있으며, 반려동물 가족의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한 독특한 조경 디자인이 특징이다.
'하늘채 펫짐'은 놀이, 휴식, 케어를 테마로 3가지 특화 공간을 제공한다. 놀이 공간에는 숨바꼭질, 시냇물 건너기, 땅굴미로 등 다양한 놀이 시설이 마련돼 있으며, 휴식 공간에는 나뭇잎 그늘, 그루터기 벤치 등 자연을 형상화한 시설물이 조성된다. 또한, 펫 화장실과 전용 음수대 같은 편의시설도 제공하며, 사회성이 부족한 반려동물을 위한 별도의 '패밀리룸'도 준비됐다.
한화건설은 지난 2019년 주거 브랜드 '포레나'를 새롭게 론칭하고 처음으로 공급한 '포레나 천안두정'에 반려동물 놀이터 ‘포레나 펫 파크’를 선보였다. 이후 2020년에는 한화건설이 디자인한 '포레나 펫 프렌즈 인테리어'와 '펫 프렌즈 세면대' 등이 2020 우수 디자인(GD)에 선정되기도 했다.
포레나 펫 프렌즈 인테리어는 현관 출입문 바로 옆에 욕실과는 별개 공간을 마련해 산책 후 편리하게 반려동물을 씻길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 또, 반려동물에 대한 가장 큰 민원 중 하나인 소음을 줄이기 위해 슬라이딩 중문을 적용했다.
펫 프렌즈 세면대는 기존 세면대에서 반려동물을 씻기기 불편한 문제를 개선한 제품으로, 세면대 사이즈를 더 넓고 깊게 개선해 반려동물을 쉽고 편안하게 씻길 수 있도록 했다.
업계 관계자는 "반려동물을 위한 특화 설계는 단순한 트렌드를 넘어, 미래 주택 시장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자리 잡고 있다"며 "반려동물과 함께 살기를 원하는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관련 시장은 더욱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오다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