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민주·순천광양곡성구례갑)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4일 위조 논문 의혹이 제기된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의 논문 ‘디지털 콘텐츠의 이용만족이 재구매 요인에 미치는 영향’을 재분석한 결과, 김 여사의 논문에서 허위 데이터 사용 정황이 크다고 주장했다.
김 여사가 설문조사를 진행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2008년 설민신 한경국립대 교수가 제1저자로 게재한 ‘골프 연습장의 이용만족과 재 구매 요인에 미치는 영향’의 설문조사 결과를 2009년 자신의 연구에 그대로 가져다 쓴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존재하지 않는 데이터를 사용한 논문 위조는 단순한 표절을 넘어 학문적 신뢰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중대한 연구윤리 위반행위다.
김 의원은 면대면 조사를 진행한 두 논문의 응답자 수 350명과 불성실 응답자 수 60명이 정확히 일치한다는 점을 주목했다.
설 교수는 강남, 서초, 마포, 용산에 위치한 골프 연습장 이용 고객을 대상으로 김 여사는 서울에 거주하는 성인 남녀를 대상으로 현장에서 직접 설문조사를 진행했는데, 성실하게 응답한 사람의 수는 물론이고 설문지와 내용이 2개 이상 누락된 응답자의 수가 일치했다.
조사원이 다른 시기, 다른 장소에서 현장에 나가 설문을 진행했는데, 동일한 응답자와 불성실 응답자를 확보할 확률이 적다는 게 학계의 일반적인 의견이다.
설 교수는 2009년 김 여사가 공동연구자로 참여한 ‘디자인·예술 참여 유인 요소로서 광고 영상 매체와 비 영상매체가 참여자 인식에 미치는 영향’ 논문의 주저자인 김기현 교수의 남편으로 알려져 있다.
일각에서는 김 여사와 설 교수가 지인 관계로 설 교수가 자신의 연구 데이터를 제공했을 가능성뿐만 아니라, 데이터를 직접 분석하거나 대필했을 가능성까지 제기하고 있다고 김 의원은 지적했다.
현재 김 여사의 논문에 대해 표절 의혹뿐만 아니라 더 심각한 문제인 위조 의혹이 제기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김 여사의 학술 논문 4편을 심사·게재한 한국디자인트렌드 학회는 논문 검증을 진행하지 않고 있다.
김 의원은 “김 여사의 논문 표절 및 위조 의혹은 연구 윤리 위반의 총집결체로 대한민국 학계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중대한 사안”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명백한 증거에 기반해 의혹들이 제기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디자인트렌드 학회가 논문 검증을 외면하고 있는 것은 학계의 도적적 해이가 극에 달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국내 박사들과 연구자들의 신뢰도도 떨어뜨릴 우려가 매우 크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김재민·김한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