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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용인특례시 양지향교의 ′르네상스′

 

지난 9월 29일(공자 탄강일), 500여 년 전통의 양지향교에서 공기(孔紀) 2575주년 석전대제가 봉행됐다.

 

공자, 안자, 증자, 자사, 맹자 등 '유가(儒家) 5성'과 정명도, 주희 등 송조(宋朝) 2현과 우리나라 설총 선생부터 포은, 퇴계, 율곡, 우암 등 18현께 제수를 헌상하고 극진한 예식절차를 엄수했다.

 

대제는 여느 향교와 별 차이는 없겠으나, 우리 향교에서는 여성인 이경숙 양지면장이 아헌관으로서의 예를 갖췄고, 30대 초반의 조수현 여성 장의(掌議)가 행사는 물론 선비차시연, 사물놀이 등에서 유독 눈에 띄었다.

 

향교라는 하드웨어는 의구한데 소프트웨어가 신선했다. 얼마 전만 해도 향교 행사에 여성 참여가 쉽지 않았는데, 아주 자연스러웠고 어쩌면 당연한 모습인지도 모르겠다. 또한 제례의식만 하던 것에다 전통 고유 다례시연과 사물놀이를 추가하니 행사가 너무 그럴싸해 보였다.

 

용인시의 르네상스 정신은 분야별로 다양하겠지만, 그에 걸맞게 우리 향교도 나름대로 과감하게 탈바꿈하며 새로운 전통을 창출하고자 노력 중이다. 분향 등 제례의 엄숙한 정신도 완벽히 지켜가며, 본래 향교 기능인, 독특한 지역만의 문화 창달로 주민과 함께 호흡하고자 한다.

 

유가 최고봉인 주역(周易)에 ′궁즉변 변즉통 통즉구(窮卽變 變卽通 通卽久)′라는 말이 있다. ′궁하면 변화를 꾀하고, 변화하면 통하며, 통하면 오래간다.′ 한마디로 ′변해야 오래 간다′는 것이니, 일제의 정신 말살 정책에 떠밀려 학교에 넘겨준, 교육과 문화정신을 오늘에 되살리고자 한다.

 

지역 주민과의 공감대 형성 및 실천을 우선해, 양지만의 지역문화 구심점 역할을 수행하고자 한다. 향교 자체적으로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관계기관에서도 진입로 개설 및 임차료 문제 등 향교 자체적으로 풀기 어려운 문제 등에 자연스레 공감하지 않을까 한다.

 

진행중인 어린이 예절교실이나 성인 예능교실이 예산의 제약을 많이 받는 실정을 극복하고, 점차적으로 많은 주민이 특히 여성과 젊은 층이 함께할 수 있도록 해야겠다. 변화된 모습의 기로연(耆老宴), 전통혼례나 전통 카페, 한복입는 행사도 구상하는 등 주민이 자연스레 찾을 수 있는 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아울러 미풍양속도 계속 발굴 계승하면서, ′르네상스 양지향교′의 새로운 진면목을 보여주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

 

날씨가 행사 성패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데, 이번에는 청명한 가을 날씨 그 자체였다. 내년 석전제를 더 산뜻하게 준비하라는 긍정적 조짐으로 위안 삼으며, 석전대제를 위해 물심양면으로 힘쓰신 정완재 전교님이하 모든 관계자분들과 경기도재단이사장님, 여주향교와 이천향교 전교님들을 비롯한 내빈께 같이 해주신데 대해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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