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앉아서 느끼는 미술관…전시 ‘미래 반찬 연구소’

상반기 진행한 ‘말랑 통통 미술관’ 2부 전시…식재료 등 식문화 탐구
스튜디오1750 참여해 ‘방울 주머니’ 등 움직이는 거대 풍선 6점 전시
“가족과 함께 전시장 찾아 미술관에서 좋은 기억 쌓을 수 있도록 기획”

 

미술관에 가만히 앉아 작품을 감상하다보면 상상 속 식물이 튀어나오고 미래 생물이 다가온다. 부풀었다 가라앉는 거대 풍선들 사이에서 미술관은 친숙하게 말을 걸어온다.

 

수원시립미술관 만석전시관에서 참여형 릴레이 교육전시 ‘말랑 통통 미술관’의 2부 ‘미래 반찬 연구소’가 개최된다. 지난 여름 정찬부 작가가 참여한 1부 ‘이상한 과일 나라’에 이은 전시다. 2부 역시 과일이나 식물 등 식문화를 포괄적으로 탐구한다. 이번 전시에는 김영현, 손진희 듀오로 구성된 ‘스튜디오 1750’이 참여한다.

 

전시는 식재료들을 탐구해보며 환경변화로 인한 유전자변형 식물, 식량부족 문제로 인해 새롭게 자라난 식물들에 대해 고찰하게 한다. 나무에 달린 무, 물 저장고가 생긴 꽃 등은 새롭지만 환경위기에 대한 경각심도 들게 한다.

 

가장 먼저 전시되는 작품은 ‘방울 주머니’(2023)다. 노랑 기둥에 하늘색 방울처럼 생긴 열매를 달고 있는 풍선이다. 2030년 무가 더 이상 자라지 않자 많은 무를 얻기 위해 2045년 만든 새로운 식물이다. 하늘색 무는 대량으로 열리며 노랑색 나무는 다시 땅에 심어져 거름으로 쓰인다.

 

 

그 옆에 전시되는 작품은 ‘긴 다리 씨낭’(2023)이다. 2060년에 발견된 슈퍼 푸드로, 검은색 씨낭에 씨앗을 품고 있다. 씨앗들은 매우 고소하고 영양이 풍부해 어린이들에게 좋다. 해바라기에 모티브를 얻어 제작됐으며 움직이는 풍선이 색다르다.

 

이외에도 2050년 사막에서 발견된 물을 저장하는 꽃 ‘흐르는 꽃’, 2045년 선인장과 알로에 결합된 식물 ‘검정 가시 선인장’, 2030년 꿀벌이 사라지며 점점 크고 화려한 꽃잎을 갖게 된 ‘블루 데이지’ 등이 전시된다.

 

색색의 움직이는 거대 풍선들은 저마다의 이야기로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며 아이들은 풍선사이에 마련된 카펫 위에서 앉거나 누워 작품들을 감상하며 미술관을 친숙하게 느낄 수 있다.

 

전시장 한 켠에는 전시의 이해를 높이기 위한 ‘분홍 주름 방울 주머니 김치 레시피’, ‘나만의 미래 샐러드 만들기’ 등 연계 체험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활동지를 작성하며 미래 식물을 생각해볼 수 있다.

 

 

‘스튜디오 1750’의 김영현 작가는 “저희는 다큐멘터리나 식물 도감, 책에서 주로 작품의 영감을 얻는다”며 “미대를 나오고 건축 공부를 하며 현장에 있던 경험들도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스튜디오 1750’의 손진희 작가는 “전시를 통해 어떤 결과물을 보여주지만 그것을 느끼고 체험하는 건 관람객의 몫이라고 생각한다”며 “관람객들이 미술관에 잠깐 머물며 편하게 볼 수 있는 전시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는 무료이며 전시의 이해를 돕기 위해 평일 오전 10시 30분 어린이 단체 대상 전시해설과 오후 4시 어린이 개인 관람객 대상 맞춤 전시해설이 운영된다. 단체 대상 전시 해설은 사전 예약해야 한다.

 

전시를 기획한 권순지 학예연구사는 “어린이들이 엄마 아빠와 함께 전시장을 찾아 작품에 대해 물어보고 느끼며 미술관에서 좋은 기억을 갖고 갈 수 있도록 기획을 했다”며 “환경변화나 유전자변형 식물 등 개념을 풍부하게 설명해주는 게 좋지만, 가족들이 많이 찾는 미술관이라는 점에서 그들의 상상력을 키우고 친근함을 키우는데 주력했다”고 설명했다.

 

전시는 12월 15일까지 계속된다.

 

[ 경기신문 = 고륜형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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