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공 이후 부진한 분양률 등으로 위기에 빠진 ‘오토렉스 청라’는 인천 최대 중고차 매매복합단지로 거듭날 수 있을까.
경기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오토렉스 청라’는 지난해 서구 원창동 392-21외 4필지 1만 4660㎡ 부지에 들어섰다.
이곳은 북항 배후단지 일대로, 지하 5층~지상 7층 규모에 자동차 매매장과 정비공장 등의 시설을 갖췄다.
하지만 완공 이후 현재까지 완료된 분양 계약은 1건도 없는 상황이다.
당초 ‘오토렉스 청라’ 부지는 한진중공업 소유였다. 한진중공업은 지난 2017년 준공업지역과 상업지역으로 나뉜 부지를 팔기 위해 매각을 진행했다.
2년 뒤 세계자동차㈜가 210억 원에 사들여 해당 부지에 중고차 매매복합단지를 짓기 시작했다.
2020년에는 서구에서 건축 인·허가를 받았고,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로 사업비 일부를 조달하며 공사에 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사업비는 모두 2231억 원이 투입됐는데, 이 과정에서 시행사인 오토렉스청라㈜가 대주단으로부터 조달받은 PF 대출 규모는 1300억 원이 넘는다.
완공 이후에는 대출금을 상환하기 위해 일괄매각을 진행할 계획이었지만 대주단과의 의견 차이로 실패했다는 게 오토렉스청라㈜의 설명이다.
지난 달 세 차례의 공매가 예정됐었는데, 매수자를 찾지 못해 유찰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1차로 진행된 공매에서 최저입찰가는 1700억 원으로 책정됐다. 하지만 유찰이 거듭되자 3차 공매 최저입찰가는 1377억 원으로 떨어졌다.
이런 상황에서 시공사인 ㈜대원은 오토렉스청라㈜로부터 공사비를 받지 못했다며 소송을 벌이고 있다.
현재 시공사는 공사미수금이 600억 원에 달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여기에는 분양 계약이 1건도 이뤄지지 않은 영향이 컸다. 분양은 사전분양 형식으로 2021년 초부터 이뤄졌는데, 코로나19 등의 이유로 계약을 맺은 수분양자들까지 손을 떼고 나간 상황이다.
결국 오토렉스청라㈜는 중고차 매매복합단지를 다 짓고도 부진한 분양률에 대주단의 자금 회수 문제, 공사미수금에 대한 시공사와의 분쟁 등까지 풀어야 할 숙제만 산더미로 남아있다.
이에 오토렉스청라㈜는 대주단과 중고차 매매복합단지를 분양이 아닌 임차 형식으로 풀기 위해 협의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신현운 오토렉스청라㈜ 대표는 “일괄매각도 무산됐고, 공매도 매수자가 없다”며 “이 사업과 연관된 모두가 힘든 상황이기 때문에 우선 임차를 놓는 쪽으로 진행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인천 = 박지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