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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장 인선 여전히 ‘안갯속’… 조병규 거취에 ‘쏠린 눈’

은행장 임기 만료 두 달 앞으로
올해 차기 행장 후보군 공개 아직
조 행장 선임 당시엔 ‘60일’ 검증
부당대출•4대 銀 실적 꼴찌 ‘발목’
이복현 금감원장 인사 개입 논란
짧은 재임 기간에 연임 가능성도

 

조병규 우리은행장의 임기가 두 달도 채 남지 않았음에도 여전히 차기 우리은행장 선임에 대한 정보는 공개되지 않고 있다. 이를 두고 조 행장 선임 당시 약 60일에 걸쳐 후보자 검증을 진행하며 승계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높였던 것과 상반된 행보라는 지적이 나온다. 조 행장의 거취에도 금융권의 이목이 쏠리는 가운데, 연임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조병규 우리은행장의 임기는 올해 말 만료되면서 우리금융은 지난 9월 자회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이하 자추위)를 개시했다. 금융당국의 '지배구조 모범규준'에 따르면, 금융사는 CEO의 임기가 만료되기 최소 3개월 전에 경영승계 절차를 가동해야 한다.

 

다만 그 이후의 진척 상황은 알려지지 않고 있다. 지난달 31일 우리금융 이사회가 소집됐지만, 우리은행 등 자회사 대표이사 선임과 관련된 논의는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조 행장의 임기가 50일가량 남은 상황이지만 아직까지 후임자 후보군조차 알려지지 않으면서 우리금융의 경영승계 작업이 본격적인 승계 프로그램 가동과 동시에 후보군을 공개했던 조 행장 선임 당시와 완전히 달라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은 취임 이후 이원덕 전 우리은행장이 사퇴 의사를 밝히자 곧바로 자추위를 가동했다. '경영승계 프로그램'을 새로 구성한 우리금융은 이후 첫 번째 회의에서 조 행장을 포함한 4명의 1차 후보군(롱리스트)를 발표했다. 이후 약 두 달간 후보자 검증 및 심층 면접을 거쳐 최종 후임자를 확정했다.

 

여기에는 승계 절차에 투명성을 담보해 우리은행 내 고질적인 병폐로 꼽히는 계파 갈등을 일단락하겠다는 임 회장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도 이에 대해 모범사례로 언급하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린 바 있다.

 

금융권은 우리금융 이사회가 이르면 이번 주 중으로 롱리스트를 발표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롱리스트 명단에 조 행장의 이름이 없을 경우, 조 행장의 연임은 자연스럽게 불발된다.

 

우리은행이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 친인척의 법인에 부당대출을 내줬던 사실이 적발돼 홍역을 치렀고, 이와 관련해 현 경영진의 책임론이 불거지고 있는 만큼 조 행장의 연임은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특히 이번 사태의 원인으로 내부통제 부실이 거론되고 있어 조 행장이 금융당국의 제재 대상에 오를 수도 있다.

 

금융당국도 우리금융 임원들의 책임을 압박하고 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29일 임원회의에서 "우리금융의 내부통제와 건전성 관리 수준이 현 경영진이 추진 중인 외형확장 중심의 경영이 초래할 수 있는 잠재리스크를 감당할 수 있는지 면밀히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 행장 취임 이후 우리은행이 좋은 실적을 거뒀지만, 타 은행과의 격차가 여전하다는 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우리은행은 올해 3분기까지 총 2조 5244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시현했다. 전년 동기 대비 10.2% 증가한 것이지만,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 중 4위에 머물렀다. 조 행장은 올해 초 '시중은행 당기순이익 1위' 달성을 목표로 내세웠다.

 

다만 임 회장과 이사회가 경영진의 책임이 명확하게 밝혀진 이후에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고, 이 원장의 우리금융 인사 개입을 둘러싼 비판도 거세 조 행장의 연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또한 조 행장이 1년 6개월의 비교적 짧은 재임 기간을 보냈고, 임기를 1년 연장할 경우 임 회장과 임기 만료 시점이 같아져 조직에 안정감을 줄 수 있다는 점도 이러한 의견에 힘을 싣는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조 행장이 아직까지 스스로 사퇴를 하지 않은 것을 보면 연임 의지는 있는 것으로 생각해야 할 것 같다"며 "각종 변수가 도사리고 있기에 조 행장의 연임 여부는 안갯 속"이라고 말했다.

 

[ 경기신문 = 고현솔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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