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부터 입시 위주 교육을 벗어나고자 하는 학생까지 각각의 이유로 '대안교육'을 찾는 학생들이 있다. 경기도교육청은 학생들의 적성과 소질에 맞는 대안교육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학업중단 예방 집중지원학교와 대안교육 위탁교육기관, 대안교육기관을 운영 및 지원하고 있다. 경기신문은 교육 사각지대에 있는 학생들을 지원하는 도교육청의 대안교육을 살펴본다. [편집자 주]
'스스로, 함께 더불어 사는 삶'을 비전으로 삼는 여주민들레학교는 2004년 창립된 후 여주지역 자활센터 청소년교육사업단과의 연계로 운영을 시작했다.
2010년부터는 학교폭력 가해, 피해 학생들에 대한 맞춤형 특별교육을 시작했으며 2011년 여주민들레학교로 개교해 경기도교육청의 대안교육 단기, 장기위탁기관으로 운영되고 있다.
2022년부터는 2대 교장인 이경세 교장과 함께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힘든 학교생활을 떠나 쉼과 심리치료, 심성계발을 통해 자신을 찾고 자존감과 자신의 진로를 찾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여주민들레학교는 대안교육을 필요로하는 모든 청소년들에게 열려있는 공간이다.
◇ 다채로운 대안교과 프로그램으로 독립 지원
여주민들레학교의 교육과정은 보통교과인 국어, 수학, 공통과학, 한국사와 11개의 대안교과프로그램으로 진행된다.
학생들은 심리 및 심성계발을 위한 심리캠프, 독서치료, 미술치료, 예체능 프로그램과 함께 '민들레 엘 시스테마'라는 음악 대안교과, '몸건강 맘건강', '흙으로 빚는 감성'으로 불리는 도예, 미술프로그램을 경험하기도 한다.
또 학생들의 진로 선택을 위한 나는 바리스타, 창업과 목공, IT아카데미, 미용, 드론자격증 취득과정 등 실질적인 독립을 위한 프로그램도 진행된다.
무엇보다 여주민들레학교는 학생들에게 '쉼'을 제공함과 동시에 자유롭게 자신을 사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보다 인간적이고 경쟁하지 않는 '나의 자존감'을 찾을 수 있는 공동체 시간을 마련해 학생들의 인식 형성에 도움을 주고자 노력하는 것이다.
특히 올해부터는 성장공동체 프로그램을 운영해 월요일 아침마다 '한 주간 열기' 시간을 가지고 있다. 학생들은 객관적 자기성찰과 눈에 띄는 변화를 위한 노력을 통해 진로를 찾고 정신적, 경제적 독립을 향해 나아간다.
이처럼 여주민들레학교 구성원들은 학생들을 독립적 존재로 인정하며 작은 변화에도 관심과 반응을 보이는 방식으로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는 학교를 만들고 있다.
이같은 노력에 보답하듯 학생들은 학교를 쉴 수 있는 공간이자 편안한 공간으로 인식해 성실하게 학교에 출석하며 프로그램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 맞춤형 지원 제공해 '미래' 꿈꾸는 학생으로
여주민들레학교 입학 당시 3학년이던 김도영 군(가명)은 심한 가정폭력 등 주변의 부정적 환경으로 우울증을 가지고 있었다.
김 군에게 '휴식'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여주민들레학교는 김 군이 상담 활동을 통해 마음을 안정시킬 수 있도록 도왔다.
이후 김 군이 학교에 적응한 듯한 모습을 보이자 여주민들레학교는 창업과 목공 프로그램을 통해 창업에 대한 기초를 배울 수 있도록 지원했다.
특히 열대어를 기르는 취미가 있는 김 군을 위해 열대어와 관련된 창업을 돕기 시작했다.
김 군은 창업계획서를 만들어 발표하고 여주민들레학교 교사들은 김 군의 사업에 펀딩을 진행했다. 학교 내 목공 시간을 이용해 열대어를 기를 수 있는 축향장을 제작하고 열대어를 기르며 인터넷을 통해 판매, 홍보를 진행하며 창업이 시작됐다.
그동안 어둡고 우울했던 김 군은 밝고 희망에 찬 학생으로 변했으며 자신감도 가지게 돼 상담심리를 전공하고 싶다는 꿈도 생겼다.
이후 실제 상담심리학과에 합격한 김 군은 현재 미래를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여주민들레학교의 이경세 교장은 "진로를 가지고 독립할 수 있다는 것은 학생들이 모든 것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것"이라며 "아이들의 아픔을 충분히 낫게 하고 변화시켜주는 확실한 치료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이들이 쉼과 자신을 찾아 자존감을 가질 수 있도록 돕고 진로를 찾게 하는 일이야말로 아픈 청소년기의 아이들에게 다른 어떤 약보다 좋은 치료"라고 전했다.
◇ "대안교육이 아이들을 행복하게 해 줬으면"
이경세 여주민들레학교 교장은 "대안교육은 다름이자 기다림"이라며 "모든 인간은 개개인의 습성, 바람, 성격이 다르기 때문에 일률적인 교육은 어려울 수 있다"고 말한다.
이 다름을 인정하고 한 명의 학생이라도 변화할 때까지 기다려 주는 것이 진정한 교육이라는 것이다.
그는 "여주민들레학교는 학교가 아닌 대안교육 위탁교육기관이기에 일부 학교는 위탁기관에 거부감을 느끼기도 한다"고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이어 "학생들이 자퇴, 학업중단이 아닌 학교 생활을 해나갈 수 있도록 제도권 학교에서도 대안교육에 대한 보완적 생각을 가지고 아이들을 행복하게 하는 데 힘을 보탰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장은 "경기도의 대안교육이 아이들을 행복하게 해 줄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갔으면 좋겠다"며 "아이들의 숨통을 틔울 수 있는 교육이 이뤄졌으면 한다"고 소망을 전했다.
그러면서 "쉬고 싶을 때 쉬고, 소풍가고 싶을 때 소풍가고, 공부하고 싶을 때 공부하며 풍부한 감성과 지성을 겸비할 수 있도록 다름을 인정해 주고 기다려 주는 교육들이 필요하다"며 교육의 가치를 강조했다.
*이 기사는 경기도교육청 협찬으로 진행함.
[ 경기신문 = 박민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