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00억 원 상당의 역대 최대 가상자산 및 투자리딩 사기 범죄를 일으킨 유튜버와 조직원들이 무더기로 검거됐다.
13일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등 혐의로 유튜버 40대 A씨 등 조직원 215명을 검거해 이중 12명을 구속송치했다고 밝혔다.
A씨 등은 지난 2021년 12월부터 2023년 2월까지 28종의 가상자산을 판매해 피해자 1만 5000여 명으로부터 3200억 원 상당을 편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62만 명의 구독자를 지닌 주식 전문 유튜버로 활동하며 주식투자업체를 운영하던 인물로 알려졌다. 그가 2020년 추천한 주식 종목이 중지되자 업체 회원들은 집단으로 환불요청을 했고, 이를 만회하기 위해 가상자산 판매에 손을 댄 것으로 보인다.
그는 업체에서 일하던 주식 관련 전문가 및 취업 공고 사이트를 통해 모집한 단기 아르바이트생 등 215명으로 총괄·중간관리책, 코인 발행책, 시세조종책, 코인 판매책 등 역할을 분담한 15개 조직을 만들어 28종의 가상자산을 판매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튜브 강의 및 광고 등으로 확보한 휴대전화 번호 900여 만 개를 동원해 무차별적으로 전화를 걸었고, 판매책은 주식 투자 관련 전문가처럼 행세하며 피해자들에게 '운명을 바꿀 기회다'라며 수년 후 가격이 급등할 것이라 속여 가상자산을 판매한 것으로 조사됐다.
판매한 가상자산 중 6종은 자체 발생한 것으로 가치가 없었으며, 나머지 22종은 거래량이 거의 없는 등 실제 가치가 없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시세조정을 통해 판매한 가상자산 금액이 오른 것처럼 속이기도 했으며, 범행에 속은 피해자들이 가상자산을 함부러 팔 수 없도록 조치도 취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이미 주식 및 가상자산 투자로 손실을 본 투자자들에게 '수익 전망이 좋은 코인으로 손실을 보상해주겠다'며 재차 접근한 정황도 나왔다.
이들의 수법에 속은 피해자들은 대부분 은퇴를 하거나 노후를 준비하던 중장년층으로 최대 피해 금액은 12억 원에 달한다. 피해자들은 거주 중이던 집을 판매하거나 대출을 받아 투자금을 내기도 했다.
타 지역 경찰서에 접수된 사건을 토대로 A씨 일당의 범행을 인지한 경찰은 가상자산 판매 계좌 등 총 1444개의 계좌를 분석해 자금 세탁 및 현금화 과정을 파악한 후 수사를 실시했다.
이후 홍콩과 싱가폴 등을 경유하며 해외로 도피했던 A씨를 유인 공작을 펼쳐 체포했다.
경찰은 A씨가 소지 중인 비트코인 22개를 압수하고, 계좌추적 등을 통해 478억 원에 대해 기소 전 몰수·추징보전을 신청했다.
경찰 관계자는 "테라‧루나 대폭락 사태 이후 사실상 국내에서 벌어진 가상자산 및 투자리딩 사기 중 역대급 규모"라고 설명했다.
이어 "투자리딩 사기 범죄가 조직적이고 지능적인 형태로 점점 변화하면서 다수 피해자를 양산하고 있다"며 "민생 경제를 침해하는 대규모 가상자산 관련 투자사기에 대해 국가수사본부 지침에 따라 전국적으로 집중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 경기신문 = 박진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