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국지도발 등 적의 침공이나 대형 재난에 대비해 경기·인천·강원 접경지역에 주민대피시설 건축을 지원하는 ‘접경지역 주민대피시설’의 내년도 사업규모를 확대하고 예산도 증액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최근 5년 간 부지 확보와 사업 지연, 선정 지역 사업 포기 등으로 집행이 부진, 내년도에도 연내 사업 완료에 어려움이 예상되고 상당한 규모의 이월이 발생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20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와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내년도 예산안 검토보고서에 따르면 정부는 내년도 ‘접경지역 주민대피시설 확충’ 사업 예산을 올해 6억 4000만 원(3억 2000만*2곳)에서 12억 2000만 원을 증액해 18억 6000만 원(4억 6500만*4곳)을 편성했다.
이 사업은 자치단체에 정부가 50%를 보조하는 사업으로, 내년도 지자체와 정부 예산을 합친 총사업비는 37억 2000만 원(9억 3000만*4곳)에 달한다.
하지만 이 사업의 최근 5년 간 집행률은 평균 40%에도 미치지 못한다.
지난 2020년 6개소(경기2·인천3·강원1) 65.1%, 2021년 5개소(경기2·인천3) 70.5%, 2022년 3개소(인천) 3.6%, 지난해 3개소(경기1·인천1·강원1) 52.6%였고, 올해는 2개소(경기1·인천1)에 9월까지 단 2.6%에 그친 것으로 드러났다.
올해 2개소 중 연천의 경우, 당초 선정된 마을의 사업 포기로 대체 사업대상지 발굴 및 주민 설명 등으로 사업이 지연돼 8월 말 기준 3억 2000만 원 중 실집행은 전혀 없었다.
또 인천 강화도 부지확보 지연과 물가상승으로 인한 사업계획 변경 및 실시설계 내용보완으로 설계가 지연되면서 실집행액은 8월 말 기준 3300만 원에 불과했다.
행안부는 이처럼 연례적 집행부진에도 불구하고 내년도 사업대상을 2배(2개소→4개소) 확대하고, 건축단가도 증액(3억 2000만)한 이유에 대해 건축단가는 물가상승으로 인한 단가 인상이고, 내년도 사업을 위한 사전조사 결과 13곳 마을이 주민대피시설 건축을 희망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내년도 희망 지역은 경기 김포 1곳과 인천 강화 10곳, 강원 화천·철원 각 1곳이다.
행안위 전문위원은 “접경지역 특성상 장기 거주민이 많고 마을 고유의 문화와 기존의 생활 터전을 유지하려는 의사가 강해 매년 마을 주민의 동의를 얻고 토지 매입 과정에서 상당한 지연이 있어 왔다”고 지적했다.
또 “사업 포기 사례까지 발생했던 점을 고려할 때 내년도에도 연내 사업 완료에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며 “사업부지 선정과 마을주민 설명 등의 절차를 철저하게 준비하고, 면밀한 사업관리를 통해 연내 사업이 완료될 수 있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 경기신문 = 김재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