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국인 구인난 심화로 중소 제조업체의 외국인 근로자 의존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25일 중소기업중앙회가 발표한 '2024년 외국인력 고용 관련 종합애로 실태조사'에 따르면, 내국인 구인난이 심화되면서(2022년 90.6% → 2023년 91.3% → 2024년 92.2%) 국내 중소제조업체들이 외국인 근로자에 점점 더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내국인 구인난의 원인으로는 산업현장에 대한 취업 기피가 꼽혔다. 취업 기피 비율은 2022년 74.8%에서 올해 90.2%로 급증했다. 이에 따라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하는 중소기업의 비율도 매년 증가하며 2024년에는 92.2%에 달했다.
외국인 근로자 한 명당 평균 인건비는 263만 8000원(기본급 209만 원, 잔업수당 42만 5000원 포함)이며, 숙식비를 포함하면 302만 4000원으로 내국인 근로자와 비슷하거나 더 높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들의 생산성은 낮아 수습기간 평균 4개월이 필요하다는 응답이 100%에 달했다.
생산성 저하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외국인 근로자의 부족한 한국어 능력이 지적됐다. 조사에 따르면 사업주들은 외국인 근로자 관리 시 가장 큰 어려움으로 ‘의사소통 문제’(66.7%)를 꼽았으며, ‘잦은 사업장 변경 요구’(49.3%)가 뒤를 이었다.
외국인 근로자 채용 시 고려하는 요소로는 ‘출신 국가’(76.7%)와 ‘한국어 능력’(70.4%)이 상위를 차지했으며, 한국어 능력의 중요성은 전년보다 크게 높아졌다.
중소기업들은 외국인 근로자의 체류 기간을 현행 최장 9년 8개월에서 5년 이상 연장해야 한다는 의견이 33.1%로 가장 많았다. 또한 체류 기간 연장(54.6%), 불성실 근로자에 대한 제재 장치 마련(50.5%), 고용 절차 간소화(42.4%) 등이 제도 개선 과제로 제시됐다.
전문인력(E-7) 고용 의사도 높게 나타났다. 특히 장기적으로 활용 가능한 ‘숙련기능 점수제 인력’(E-7-4)을 희망하는 비율이 88.1%에 달했다.
이명로 중소기업중앙회 인력정책본부장은 “정부가 외국인 근로자 도입 쿼터 확대와 업체별 고용 한도 증대를 통해 일시적으로 인력난을 완화했지만, 현장에서는 외국인 근로자의 부족한 한국어 능력으로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낮은 생산성의 원인이 되고 있다는 점을 이번 조사로 인해 확인할 수 있었다”며 “외국인 근로자들의 낮은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서 입국 전에 한국어 소통 능력을 향상시키는 교육이 꼭 필요하고, 기초 기능 등 직업훈련을 강화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소기업의 안정적인 인력 운영을 위해서 성실히 근무하는 외국인 근로자의 체류 기간을 연장하는 등 외국 인력 활용에 있어 지속 가능한 정책적 개선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 경기신문 = 오다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