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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자기가 마음에 닿길”…2024 경기도자박물관 무장애 기획전 ‘도자기와 닿다, 도자기 와닿다’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과 협력한 무장애 기획전
도자기 제작과정, 형태와 기능, 문양 다중 감각으로 느껴보는 전시
소장유물 20여점, 다중감각 및 촉각전시 체험물 20여 점 등 70여 점 공개
내년 3월 30일까지 경기도자박물관

 

도자기는 한반도에서 터를 잡고 살아온 선조들의 예술혼이 담긴 전통예술작품이다. 은은한 푸른 빛을 띈 고려청자의 자태과 무심한듯 깊게 빠져드는 조선백자의 순수함까지 도자기 속에 담긴 깊이와 다양한 형태는 도자기가 단순한 예술작품이 아니라 한민족의 얼과 맥을 잇는 소중한 유산임을 다시 한 번 상기시킨다. 

 

경기도 광주 경기도자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는 2024 경기도자박물관 무장애 기획전 ‘도자기와 닿다, 도자기 와닿다’는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과의 협력으로 장애인 관람객에게는 전시 문턱을 낮춰 문화예술을 향유할 기반을 마련하고 비장애인 관람객에는 도자유물 감상방법의 확장 등을 제공하는 전시다.

 

손으로 정성스레 빚은 도자기의 양각 무늬를 만지면 노래가 흘러나온다. ‘터치 세라믹’이라고 처음 시도되는 이 도자기는 경기도자박물관이 이번 전시를 위해 도예가와 음악가가 협업해 만든 작품이다. 장애인을 위해 소리로 도자기의 문양을 느껴보도록 만들었다. 국화, 나비 문양을 만지면 첼로가 연주되며 이들의 모습을 상상하게 한다.

 

전시에는 소장유물 20여 점, 도편자료 30여 점, 다중감각 및 촉각전시 체험물 20여 건 등 총 70여 점이 전시된다. 유물은 경기도자박물관에서 비중 있게 전시되는 유물들을 선정했다.

 

 

전시 구성은 제작과정, 형태·기능, 문양 세 부분으로 이뤄졌다. 도자기가 만들어지는 과정부터 도자기의 쓰임, 그려진 무늬 등을 파악할 수 있다. 전시는 점자, 체험물, 향, 소리 등 다감각을 이용해 작품을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제작과정’ 섹션에서는 도자기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볼 수 있다. 1467년 경기도 광주에는 왕실과 중앙관청에서 사용할 최고 품질을 백자를 전문적으로 생산하기 위해 국영 백자 가마 사옹원 분원이 설치됐다. 전시에선 현재까지 발굴, 조사되고 있는 분원의 출토 유물을 직접 만져보며 당시의 도자 생산 과정을 살펴볼 수 있다.

 

또 폴리엔 바바스 (Paulien Barbas)의 작품 ‘나에게 말해줄래’가 전시돼 도자 생산 과정을 소리로 느껴볼 수 있다. 가마에서 꺼낸 도자기가 식으며 균열을 내며 내는 소리를 녹음한 이 작품은 살아 숨 쉬는 도자기의 생명력을 느끼게 한다. 3D 프린터로 출력돼 만져보며 백자의 제작 과정을 살펴볼 수 있는 재현품도 전시된다.

 

 

‘형태·기능’ 섹션에서는 향을 통해 도자기의 쓰임새를 추축해본다. 꽃차를 담았던 주전자, 꿀을 담았던 병 등을 3D프린터로 출력해 각각의 향을 입혔다. 복숭아향이 나는 ‘백자 복숭아형 연적’, 박향이 나는 ‘청자상감 표주박형 병’에선 당시 선비들의 꾸밈없이 검소한 삶과 미감을 엿볼 수 있다.

 

‘문양’ 섹션에서는 이번 전시에서 처음 시도하는 ‘터치 세라믹’, 향을 통해 색을 연상시켜 사용된 안료를 맞추는 석고몰드 후각 체험물, 도자기에 사용된 용 무늬로 시대별 백자청화 운룡문 항아리를 구별해보는 촉각 체험물이 전시된다.

 

전시를 기획한 김진영 학예연구사는 “이 전시를 준비하면서 제일 많은 어려움을 가진 분들이 누굴까 생각했고 기본적으로 시각장애인과 발달장애인, 경계성 지능인들을 고려했다”면서 “글을 최대한 쉽게 쓰려고 노력했고 쉬운 해설을 같이 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시각 장애인, 청각장애인 등 장애 유형을 고려한 투어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전시는 내년 3월 30일까지 계속된다.

 

[ 경기신문 = 고륜형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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