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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아파트 이야기②] 아파트, 우리 사회의 ‘변화와 발전’을 이야기하다

1970년대 후반에 준공 된 단지들
당대 건축양식•생활환경 등 간직
40년 넘는 세월의 흔적 고스란히
‘지역 역사’ 함께한 상징적 의미도
재건축•재개발 추진 가치 더불어
‘역사적 유산’으로서의 가치도 커

'경기도 아파트 이야기'는 단순한 부동산 정보를 넘어, 경기도 아파트에 숨겨진 다채로운 이야기와 특징을 발굴해 독자 여러분께 생생하게 전달하고자 합니다.

매주 경기도 내 아파트의 다양한 모습을 심층적으로 분석하고 그 속에 담긴 의미를 풀어낼 예정입니다.


1970년대, 급격한 도시화와 함께 우리나라 곳곳에 아파트 단지가 들어섰습니다. 특히 경기도는 서울과의 접근성이 용이해 아파트 단지가 빠르게 형성되었고, 수많은 사람들의 삶의 터전이 되었습니다.

 

이번 기획에서는 경기도에서 가장 오래된 아파트를 찾아, 40여 년의 시간 동안 변화하는 도시 속에서도 꿋꿋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는 아파트의 이야기를 조명하고자 합니다. [편집자 주]

 

아파트는 단순한 주거공간을 넘어 한국 사회의 급격한 산업화와 도시화를 생생하게 보여주는 살아있는 역사다. 특히 1970년대 이후 서울과 가까운 경기도는 아파트 단지가 급증하며 주민들의 삶의 터전이자 경제·사회 변화의 중심지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노후화 문제가 심각해지고, 리모델링과 재건축이 활발히 진행되면서 과거의 모습을 간직한 아파트는 점차 사라져가고 있다. 이런 가운데 40년이 넘는 세월 동안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아파트들이 있어 눈길을 끈다.


◇ 47년의 세월 품은 '수원 매산아파트'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에 위치한 매산아파트는 올해로 준공 47주년을 맞이했다. 1977년 10월에 지어진 매산아파트는 경기도에서 가장 오래된 아파트로, 수원 아파트 역사의 산 증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매산아파트는 3개 동, 최고 4층 건물로 이뤄져 있으며, 총 94세대가 거주했다. 1970년대 후반 건축 양식과 당시의 생활 환경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어, 마치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하지만 오랜 시간이 흐르면서 노후화가 진행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매산아파트는 재건축 없이 그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 인근 공인중개사에 따르면 대부분의 주민들이 고령층으로, 오랜 시간 함께 살아온 공간에 대한 애정이 깊어 재건축에 대한 니즈가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매산아파트는 단순한 주거 공간을 넘어 수원 시민들의 삶과 추억이 녹아있는 곳이다. 주민들은 이곳에서 희로애락을 함께하며 깊은 유대감을 형성해왔다. 특히, 급격한 도시 개발 속에서도 옛 모습을 간직한 매산아파트는 주민들에게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동시에 소중한 공동체의 가치를 일깨워주고 있다.

 

◇ 46년, 소박한 구조 속 고즈넉한 매력 '평택 성동아파트'

 

 

 

두 번째로 오래된 아파트는 1978년 8월 평택시 합정동에 들어선 성동아파트다. 평택시 최초의 아파트이기도 한 이 아파트는 단 하나의 동에 불과 32세대만이 거주하는 초미니멀한 규모로, 46년이라는 세월 동안 그 모습을 유지하며 평택의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계단식 구조로 이뤄진 이 아파트는 64㎡, 68A㎡, 69B㎡ 등 소형 평수로 구성돼 있으며, 4층 건물에 엘리베이터도 없는 옛날식 구조를 갖추고 있다. 

 

세대수가 적어 재건축 추진이 어려운 상황이지만, 구역단위로 묶어 재개발을 추진할 경우 미래 가치가 크게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최근 68A㎡ 기준으로 1억 원을 넘지 않는 거래가 이뤄지고 있지만, 재개발이 진행된다면 그 가치는 몇 배로 뛰어오를 수 있다.

 

인근 부동산 관계자는 "성동아파트는 평택의 역사와 함께한 아파트로 상징적인 의미가 크다"며 "구역단위 재개발을 통해 새로운 모습으로 변화한다면 지역 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 재건축 무산으로 보존된 '수원 파장삼익아파트'

 

 

 

세 번째로 오래된 아파트는 1978년 10월 수원 파장동에 자리 잡은 파장삼익아파트다. 45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수원 시민들과 함께하며 도시의 성장을 지켜봐 온 이 아파트는 2개 동, 11층 규모로 220세대의 주민들에게 삶의 터전을 제공하며, 수원의 주거 문화를 형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오랜 시간이 흐르면서 노후화가 심각해지자 낡은 시설과 불편한 주거 환경은 주민들의 삶의 질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특히 지난해 안전진단에서 E등급을 받으면서 안전에 대한 우려가 더욱 커졌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파장삼익아파트는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다. 수원시는 파장동 일대를 재정비 구역으로 지정하고, 파장삼익아파트를 포함한 여러 단지의 재건축을 지원하고 있다.

 

이처럼 경기도의 오래된 아파트들은 각자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과거의 모습을 간직하고 주민들의 삶과 추억이 녹아있는 곳이 있는가 하면, 재개발을 통해 새로운 미래를 맞이하려는 곳도 있다.

 

이러한 아파트들은 단순히 주거 공간을 넘어, 우리 사회의 변화와 발전을 보여주는 중요한 역사적 유산이다. 오래된 아파트들이 사라지기 전에 그들의 이야기를 기록하고, 그 가치를 되새겨야 할 것이다.

 

[ 경기신문 = 오다경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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