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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칼럼] 놀라운 은총의 파리 노트르담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건축물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이 상징적인 실루엣을 되찾았다. 2019년 4월 15일, 성당 건물은 끔찍한 화재로 폐허가 됐다. 눈물을 흘리는 파리 시민들과 전 세계의 카메라가 지켜보는 가운데, 첨탑이 무너져 천 년 된 지붕 구조의 일부가 사라졌다. 프랑스는 깊은 슬픔에 잠겼다.

 

그러나 수년간의 작업 끝에 노트르담의 지붕과 첨탑은 예전과 똑같이 재건됐다. 기부금으로만 자금을 조달한 이 ‘세기의 프로젝트’에는 약 7억 유로(한화 약 1조 562억 원)의 비용이 들었다. 또한 250개의 업체와 2,000명의 전문가가 동원됐다.

 

지난 토요일 노트르담에서는 재개관 기념식이 있었다. 예배와 역사의 장소로 노트르담은 부활된 것이다. 그리스도의 성유물이 그대로 남아 있는 이 건물은 영적, 유산적 역할도 되찾았다. 내부는 미니멀한 전례 가구와 새로운 조명으로 레이아웃을 새롭게 디자인했다. 화재 당시 손상된 스테인드글라스 창문이 복원되고, 17세기부터 제단에 걸려있던 그리스도 성화도 다시 돌아왔다.

 

노트르담의 재개관은 오랫동안 기다려온 행사로, 정신적, 문화적 쇄신을 상징한다. 65세의 한 신자는 노트르담 대성당은 ‘신앙, 종교, 유산, 파리의 역사’를 상징하며, 가톨릭 신자들이 대림절을 맞이하여 특히 기대하는 “부흥”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말했다. 노트르담 우정회(Société des amis de Notre-Dame) 회장은 이 대성당은 파리와 프랑스 역사의 강력한 상징인 ‘민족의 성전’임을 강조했다.

 

기념식 행사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연설로 시작됐다. 단지 이 연설은 정교 분리를 위해 대성당 밖에서 이루어졌다. 이어서 로랑 울리히 파리 대주교가 노트르담의 웅장한 문을 세 번 두드렸다. 두드릴 때마다 노트르담 합창단이 내부에서 시편 121장을 불렀고 세 번째 두드릴 때 바야흐로 대성당 문이 열렸다. 거대한 오르간이 연주되고 엄숙한 테 데움(Te Deum)으로 마무리 됐다.

 

밤 9시에는 프랑스 텔레비전에서 주최하는 쇼가 대성당 앞마당을 환하게 밝혔다. 세계적인 아티스트와 노래, 춤이 이 역사적인 기념식을 축하했다. 베네수엘라의 마에스트로 구스타보 두다멜, 중국 피아니스트 랑랑, 남아프리카의 소프라노 프리티 옌데가 ‘어메이징 그레이스’를 연주하고 캐나다 출신의 가루가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를 불렀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 우크라이나의 젤렌스키 대통령 등 50여 명의 국가 정상, 340명의 프랑스 및 국제 미디어, 4만 명의 시민을 포함한 3000여 명의 방문객이 참석했다.

 

노트르담 성당 안의 반짝이는 빛에 모든 방문객은 감탄했다. 화재로 성체실에 구멍이 뚫리고 잔해가 쌓여 있던 것과 달리 본당의 모습은 눈부시게 아름다웠다. 깨끗하게 청소된 스테인드글라스 창문은 금발의 돌과 대비돼 선명한 색채를 드러냈다. 화재 직후 마크롱 대통령은 대성당을 더욱 아름답게 재건할 것이며, 5년 안에 완공시키겠다고 약속 했다. 불가능할 것 같던 그 약속은 한 치의 흐트러짐 없이 지켜졌다. 필시 신의 축복이었다.

 

기념식 다음 날 오전 10시 30분부터 마크롱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파리 대주교가 주례하는 제대 봉헌식과 첫 공개 미사가 재개됐다. 이 축하 행사에는 프랑스와 전 세계에서 온 약 170명의 주교와 파리 교구 내 106개 본당 사제, 7개 동방정교회 사제들이 참석했다.

 

앞으로 일주일 간 축제가 벌어진다. 11일 수요일 저녁에는 지역 상인들과 주민들을 환영하는 행사가 열리고, 다음 날에는 프랑스 해외령 과들루프의 성모 축제가 거행된다. 13일에는 노트르담 대성당에서 그리스도의 가시 왕관의 장엄한 귀환이 있고, 17일에는 대성당 합창단이 축하 콘서트를 열 예정이다. 노트르담의 역사는 중단 없이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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