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12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에서 ‘찬성 당론‘ 채택을 요청하면서 친윤(친윤석열)계 의원들과 강하게 충돌했다.
한 대표는 이날 신임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공개 의총에 참석해 윤 대통령의 대국민담화에 관해 “사실상 내란을 자백하는 취지의 내용이었다”며 14일 국회 본회의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 찬성 당론채택을 요청했다.
한 대표는 “(담화에 앞서) 오전에 윤 대통령 탄핵에 대해 찬성 입장을 밝혔다”며 “대통령이 당초 당과 국민에게 얘기한 것과 달리 조기 퇴진 등 거취에 관한 사항을 일임할 생각이 전혀 없다는 것을 며칠간 확인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더 나아가 방금 대통령이 녹화 준비한 것으로 보이는 대국민담화를 했다”며 “저는 이런 담화가 이뤄진다는 사실 자체를 사전에, 그 내용은 물론이거니와 전혀 들은 바가 없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담화) 내용은 지금의 상황을 반성하는 것이 아닌 상황 합리화와 사실상 내란을 자백하는 취지”라고 하자 친윤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그만하고 내려오라”, “사퇴하라”, “그만 말하고 (연단에서) 내려와라” 등의 항의가 빗발쳤다.
대통령실 출신 강명구 의원은 “(대통령이) 무엇을 자백했다는 말이냐”고 따져 물었고, 한 대표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정치인들을 체포하기 위한 의도로 (계엄 선포했다는) 이런 얘기를 했다”며 윤 대통령 제명 또는 출당을 위한 긴급 윤리위원회 소집을 지시했다고 말했다.
계속되는 고성 항의에도 한 대표는 꿋꿋이 “이제 분명히 우리의 생각과 입장을 정해야 할 때다. 담화를 못 보고 온 분들은 처음부터 끝까지 보고 오라”고 강조했다.
그러자 친윤 핵심 이철규 의원은 “당대표께서 스스로 수사결과도 발표되지 않고 재판이 진행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정치적으로 부적절한 행위 또한 일부 실정법에 저촉되는 부분이 있는 것으로 보이는 부분이 있지만 내란죄라고 단정하는 것은 좀 서두른 감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한 대표는 “민주주의 관점에서도 용납 못 할 만한 대통령 담화가 나왔기 때문에 대통령의 직무를 조속히, 합법적으로 정지시키는데 우리 당이 나서야 한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강조한 뒤 의총장을 떠났다.

한 대표는 윤 대통령의 대국민담화에 앞서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윤 대통령은 군 통수권을 비롯한 국정운영에서 즉각 배제돼야 한다”며 탄핵 찬성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 자당 의원들을 향해서는 오는 14일 본회의에서 진행되는 윤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표결에 참석해 투표권을 행사해 줄 것을 간곡히 당부했다.
[ 경기신문 = 김재민·김한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