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가 '그로서리(식료품)' 구색을 확대하면서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신선식품 새벽·당일배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온라인 유통 플랫폼과의 경쟁에서 차별점을 갖추겠다는 의지다. 대형마트들은 상품을 직접 살펴보고 구매할 수 있는 오프라인 유통채널만의 강점을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먼저, 이마트는 여러 형태의 그로서리 전용 매장을 선보이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 13일 신선·가공식품을 연간 상시 저가로 파는 식료품 특화매장인 ‘이마트 푸드마켓’ 수성점의 영업을 시작했다. 이마트의 상품기획 노하우를 담은 새로운 형태의 점포로, 식품을 가장 저렴하게 파는 ‘그로서리 하드 디스카운트 매장’(HDS)이다.
이마트 푸드마켓 수성점은 영업면적 3996㎡ 중 86%인 2829㎡를 식품으로만 채웠다. 신선식품을 특화시킨 모델로 차별화했다는 설명이다. 양파 1㎏은 1480원, 계란 한 판은 5980원에 파는 등 상품 가격을 이마트보다 20~50% 저렴하게 운영한다. 기본 600g 단위로 파는 육류를 400~500g으로 중량을 줄인 소포장도 늘렸다.
이마트는 지난 8월 경기도 용인에 스타필드 마켓 죽전을 오픈하기도 했다. 쇼핑과 문화공간을 결합한 시도로 세간의 주목을 받았던 스타필드 마켓 죽전 역시 그로서리 강화형 매장을 선보였다.
스타필드 마켓은 신선식품 및 델리 140여 종을 추가해 선택권을 넓히는 한편, 신선 농산 매장 한복판에 홀세일존 초저가 상품존을 운영했다. 또 도시락과 샌드위치 등 간편 델리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그랩앤고(Grab&Go) 코너를 9m로 대폭 늘렸다. 그 결과 오픈 한 달 만에 과일 매출 22%, 채소 27%, 델리 37%의 매출 신장세를 기록했다.
홈플러스는 지난달 28일 강서점 매장을 ‘홈플러스 메가푸드 마켓 라이브’로 개편했다. 메가푸드 마켓은 지난 2022년 2월 첫선을 보인 신개념 매장으로, 그로서리를 강화한 모델이다. 현재까지 33개의 홈플러스 매장이 메가푸드 마켓으로 전환됐다.
메가푸드 마켓에 식재료 관련 콘텐츠를 추가해 생동감을 더한 것이 메가푸드 라이브다. 메가푸드 라이브는 오프라인 매장만의 매력을 느낄 수 있도록 생선 코너엔 신선한 활어가 가득한 수조를 구비하고, 참치 해체쇼 등 식재료를 활용한 요리 과정을 시연하는 등 소비자의 '경험'을 강조한다.
유혜경 홈플러스 리테일경험본부장(상무)은 “홈플러스 메가 푸드 마켓 라이브는 생동감 넘치는 양질의 콘텐츠를 제공해 단순히 상품이 진열된 공간이 아닌, 고객의 오감을 만족시키는 ‘입체적 초대형 식품 전문 매장’으로 재탄생했다”면서 “오프라인 장보기에서만 느낄 수 있는 생생한 쇼핑 경험을 더욱 많은 분들께 선사해 오프라인 마트 최강자가 되겠다”라고 말했다.
롯데도 그로서리 강화형 매장을 출점하며 식품 경쟁에 뛰어들었다. 지난달 기업형 슈퍼마켓 롯데슈퍼 도곡점은 '그랑 그로서리'로 탈바꿈했다. 이보다 앞선 지난해 12월 롯데마트는 은평점을 식품 전문 매장인 '그랑 그로서리'로 리뉴얼해 오픈했다. 그랑 그로서리는 국내 최대 델리 식료품 제안 매장을 표방하며, 매장의 90%를 식료품으로 구성한 공간이다. 국내 대형마트 업계 중 최초다.
그랑 그로서리는 온라인에서 보기 어려운 초신선 상품과 즉시 조리 델리 식품, 글로벌 먹거리 등을 선보이면서 오프라인 유통채널의 강점을 극대화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매장 입구에서부터 시작되는 '롱 델리 로드'엔 간편식 위주의 매장을 전면 배치했다. 롱 델리 로드의 길이는 총 44m로, 국내 최대 규모다. 뿐만 아니라 자이언트 망고, 칼립소 망고 등 이색 수입 과일 상품군을 확대해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넓혔으며 대형마트 중 최초로 매장 내 '드라이 에이징' 전용 숙성고를 설치하고 숙성육 특화존 '드라이 빈티지'를 운영하고 있다.
강성현 롯데마트∙슈퍼 대표이사는 "그랑 그로서리는 매일매일의 먹거리 고민을 궁극적으로 해결해 주는 새로운 포맷의 매장으로, 오프라인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롯데마트의 그로서리 역량을 총집약한 공간"이라며 "그랑 그로서리만의 차별화된 먹거리 쇼핑 경험을 통해 고객들을 오프라인으로 이끌고, ‘넘버원 그로서리 마켓’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 경기신문 = 이효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