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소식에 여행업계 분위기가 무겁다. 계엄사태와 탄핵정국 속에서 연말연시임에도 소비 침체가 이어지고 있었는데, 이번 사고로 더욱 확대될 것이란 분위기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여행·숙박업계는 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전남 무안이 특별 재난지역으로 선포되고, 오는 1월 4일까지를 국가애도기간으로 지정하면서 여행을 자제하는 분위기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현재 여행업계는 비상계엄과 탄핵 정국 장기화 여파에 따른 고환율이 지속되면서 악전고투를 벌이고 있는 가운데, 이번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로 해외 여행수요가 크게 감소할 것으로 보고있다. 여행사들은 이번 참사 이후 홈쇼핑과 온라인 광고, 프로모션 등을 모두 중단한 상태다.
실제로 여행 취소 문의도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행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어제와 오늘 여행상품 취소 문의건은 평소의 두 배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사고 이후 SNS(사회관계망서비스)와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는 불안감에 겨울 여행 일정을 취소하거나 변경을 고려하는 이들이 잇따라 글을 올리고 있다. 제주항공이 29일까지 예약한 고객을 대상으로 국내·국제선 전 노선 취소 수수료를 면제한다는 정보가 돌면서 항공권을 취소했다는 글도 올라오고 있다.
여행업계는 이번 사태가 장기화한다면 경영난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계엄 사태 이후 정국 불안으로 소비 심리가 위축된 데다 원화 가치 하락(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여행업계는 이미 큰 타격을 받은 상황이다. 여기에 항공 사고까지 더해진다면 여행 수요가 크게 감소할 것이란 평이 지배적이다.
또 지역 여행업체들은 광주·전남 유일의 국제공항인 무안공항에서 이륙하는 저비용항공(LCC)사와 제휴한 전세기 동남아 여행상품 판매 의존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번 항공기 사고가 미칠 영향이 크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올 여름에는 티메프 사태로 여행권 취소가 발생하며 여행업계가 여름 성수기를 날렸다. 통상 겨울은 동남아 여행 상품의 성수기로 불리는데, 항공기 사고가 발생하면서 겨울 성수기도 그대로 날릴 위기"라고 설명했다.
[ 경기신문 = 이효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