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신한카드, KB국민카드, 우리카드, 하나카드 본사. (사진=각 사 제공)](https://www.kgnews.co.kr/data/photos/20250207/art_17392565933234_80155c.jpg)
4대 금융그룹(KB·신한·하나·우리) 산하 카드사들 중 대부분이 지난해 비우호적인 환경에서도 견조한 실적을 거뒀다. 비용 효율화에 성공하고 하반기 들어 기준금리가 낮아지며 조달 부담이 완화된 데다, 카드론 등 대출 상품 판매가 늘어난 것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신한카드의 경우 희망퇴직에 따른 일회성 비용이 발목을 잡으면서 실적이 뒷걸음질쳤다.
문제는 올해 가맹점수수료율이 조정돼 수익성이 나빠지고 연체율도 계속 올라 업황 악화가 더욱 심각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카드사들의 건전성 관리 능력이 향후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11일 4대 금융그룹의 지난해 실적을 종합하면 4개 카드사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총 1조 3437억 원이다. 이들의 실적은 1년 전보다 891억 원(7.19%) 증가했으며, 신한카드를 제외한 3개 사 모두 두자릿수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실적이 가장 가파르게 오른 곳은 우리카드다. 우리카드는 지난 한 해 동안 32.6% 급등한 1472억 원의 순이익을 시현했다. 하나카드와 국민카드 역시 같은 기간 29.6%, 14.7% 늘어난 2217억 원, 4027억 원의 순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카드사들이 탄탄한 성장세를 입증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비용 효율화가 자리한다. 카드사들은 그동안 업황 악화에 대비하기 위해 꾸준히 대손충당금을 쌓고 무이자 할부를 줄이는 등의 방식으로 허리띠를 졸라맸다. 또 2023년까지 이어졌던 고금리 상황이 지난해 10월 들어 나아지면서 조달비용 부담도 완화됐다.
늘어난 대출 상품 판매도 실적 성장으로 이어졌다. 집값 상승에 따라 폭발적으로 늘어난 가계대출 수요가 카드업계에도 옮겨붙으며 카드론 자산도 지난해 내내 증가세를 이어갔다. 지난해 말 38조 7613억 원이었던 전체 카드사의 카드론 규모는 지난해 말 42조 3873억 원까지 늘었다.
신한카드의 경우 연말 희망퇴직 실시와 대손비용 상승에 따른 타격으로 전년 대비 7.8% 감소한 5721억 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업계 1위 자리도 6646억 원의 순이익을 시현한 삼성카드에 내주게 됐다. 다만 영업 성과는 1년 전보다 14.8% 증가하며 상승세를 유지했다.
문제는 카드업계의 업황이 올해도 나빠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오는 14일부터 인하된 가맹점수수료율이 적용돼 수익성이 악화될 수밖에 없고 경기침체로 인해 연체율도 꾸준히 올라 충당금 부담도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말 기준 4개 카드사의 연체율은 평균 1.53%로, 전년 동기(1.34%) 대비 0.19%포인트(p) 올랐다.
지난해 수익 성장에 힘을 보탠 카드론 역시 규제가 강화될 수 있다는 점도 악재다. 지난해 9월 금융당국은 가계대출 급증을 우려해 실시한 대출규제 풍선효과 확대 점검 목적으로 카드론 한도 축소를 검토했다.
이에 따라 금융권에서는 건전성 관리 능력이 향후 이들의 실적을 가르는 중요한 요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 수수료율 인하로 본업인 신용판매에서의 수익성 확보가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며 "연체율이나 충당금 등 건전성 관리 역량이 향후 카드사들의 실적 향방을 결정지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고현솔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