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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어소] 어려운 키오스크!

 

얼마 전 은행을 방문했다. 최근에는 창구에서 필요한 은행업무를 보더라도 해당 은행의 앱을 함께 써야 하는 경우가 있다. 디지털기기에 잘 적응하는 것이 시대적 숙명이다. 하지만 50대인 나도 단말기 화면을 꼼꼼히 읽어가며 업무를 처리하기가 매우 복잡하고 어렵게 느껴지는 때가 있다. 그럴 때마다 어르신들께서 참 힘드시겠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얼마 전 한 노인이 예약 없이 미용실을 방문했다가 연이어 거절당한 사연이 전해졌다. 온라인으로 하는 예약이 어려운 탓이다. 이뿐인가! 식당에서 음식을 주문하기 위한 키오스크 사용법은 낯설고 어렵다. 비행기나 기차표 발권, 비대면 금융거래, 병원 예약 등 온통 온라인 세상인데 노인들의 경우 앱이나 디지털기기를 이용하기도 어렵고 혹 실수하지 않을까 염려되기도 한다.

 

실제로 지난해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표한 ‘2023 노인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노인 중 전자상거래가 가능한 비율은 12.0%, 금융거래가 가능한 비율은 20.2%, 키오스크 활용이 가능한 비율은 17.9%였다. 특히, 75세 이상 노인들은 키오스크 활용률이 10%에도 미치지 못했다. 또한, 지난해 서울디지털재단이 공개한 ‘2023년 서울시민 디지털역량실태조사 결과보고서’에 따르면, 고령층의 키오스크 이용 시 불편을 경험한 이유(중복응답)로는 ‘선택사항을 적용하기 어려워서’ 52.6%, ‘사용 중 뒷사람 눈치가 보여서’ 47.6%, ‘키오스크로는 이용할 수 없는 서비스가 있어서’ 40%, ‘사용 중 도움을 요청할 방법이 없어서’ 28%, ‘용어가 어려워서’ 28% 순으로 나타났다.

 

물론 키오스크 등 디지털시스템에 어려움을 겪는 노인들에게 반드시 이와 관련된 교육이 필요하다. 많은 지역사회에서 관련 교육들이 운영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일상에서 마주하는 노인에게 키오스크 사용법을 설명할 수 있는 직원이나 매장 내 다른 손님의 도움 역시 필요하다. 그래서 크게 2가지를 생각해 보고자 한다.

 

먼저, 친절한 설명이다. 사람은 누구나 반복학습, 반복행동을 통해 특정지식이나 행동에 익숙해진다. 키오스크가 어려운 노인에게 직접 시연을 보이며 원하는 바를 어떻게 실행할 수 있는지 시간 여유를 가지고 천천히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좋겠다. 말의 속도와 손가락의 움직임이 빠르면 설명의 효과가 줄어들 것이고, 명확한 이해도 어렵다. 할아버지, 할머니란 생각으로 조금 시간을 내어 하나하나 짚어가며 친절하게 설명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예의가 필요하다. 디지털사회에서 디지털약자인 노인들에게는 우울감이나 소외감, 두려움 등이 찾아올 수 있다. 이런 노인들에게 예의를 갖춘 배려는 서로에 대한 존중이자 자존감으로 연결된다.

 

누구나 나이를 먹는다. 50대에 들어서니 나이의 무게를 조금씩 인지하게 된다. 누구나 노인이 된다고 생각한다면 조금 더 노인에게 친절한 사회가 되지 않을까 한다. 이미 대한민국이 초고령화 사회에 진입했다. 주민등록 인구 중 65세 이상 인구가 차지하는 비중이 20%를 넘었다. 어린 알파세대부터 노인세대까지 각 세대가 공존하며 잘 살아가는 방법은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시간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흘러가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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