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경기도지사가 미세먼지 없는 경기도를 위해 기후테크 기업을 육성하겠다고 약속했다. 도는 ‘기후테크 100 추진계획’, ‘기후테크 스타트업 육성사업’, ‘경기도 기후테크 산업 육성 및 지원 조례’ 등 기후테크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지금 시점에 중요한 것은 정책 동력을 충분히 확보하는 일이다. 기후테크는 반드시 가야 할 길이고, 전 세계가 경쟁하고 있는 운명적인 레이스다. 반드시 이겨야 할 속도전을 경기도가 선도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김 지사는 며칠 전 화성시 ㈜우양이엔지를 방문해 기술개발 현황과 적용 사례 등을 점검했다. 최근 미세먼지 농도 증가로 노인, 아동 등 기후 취약계층의 건강 피해 우려가 커짐에 따라 실질적 해결방안을 찾기 위해 이뤄졌다. 김 지사는 이 자리에서 “도는 선제적으로 기후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RE100 선언도 했고, 기후테크가 미래먹거리이자 기회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밝히고 “도는 기후테크에 관심을 많이 갖고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도의 ‘기후테크 100 추진계획’은 내년까지 기후테크 스타트업 100개사 발굴·육성을 위해 특별보증사업과 탄소중립 펀드를 통한 금융지원 등 기업 성장 기반을 마련하는 내용이다. 또 ‘기후테크 스타트업 육성사업’은 기후테크 초기 성장 기반 마련을 위해 사업화 자금을 지원하는 사업으로 지난달 모집에서 1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경기도 기후테크 산업 육성 및 지원 조례’는 지난 12일 전국 최초로 도의회와 함께 제정해 세간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이 밖에도 도는 제6차 미세먼지 계절 관리제 시행과 3월 미세먼지 저감 총력 대응을 통해 평소보다 강화된 배출 저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아울러 공공기관 운영 소각시설 정기보수·소각량 조절, 다중이용시설 실내 공기질 집중관리, 스캐닝라이다 등 첨단감시장비 활용 산업단지 감시 강화 등 3개 분야 10개 주요 과제를 추진 중이다.
경기도는 내달 일산 킨텍스에서 열리는 이클레이(ICLEI·세계도시 기후환경총회)에서 기후테크 기술력을 선보일 수 있는 기후테크 전시회를 추진해 사업화 단계까지 이어지도록 할 예정이다. 한편 김동연 지사는 지난달 ‘기후산업에 최소 400조 원 투자’, ‘석탄발전소 전면 폐지’, ‘기후경제부 신설’ 등 기후경제 대전환 3대 전략을 발표한 바 있다.
대규모 경제적 손실과 사회적 불안정을 초래하는 기후변화는 오늘날 인류가 직면한 가장 심각한 도전 중 하나로 꼽힌다. 이에 대응하기 위한 기후테크 산업은 유럽연합・미국・중국・일본 등이 치열한 주도권 경쟁을 벌이는 분야다. 글로벌 기후테크 스타트업은 무려 2800여 개에 이르고, VC(벤처 캐피털) 투자액은 1560억 달러에 이른다. 그러나 한국은 기후변화대응 지수에서 고작 세계 64위에 불과한 실정이다.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은 인류가 맞닥트린 심각한 현안이다. 지구촌 어느 국가, 어느 구성원도 피해 가지 못할 변수 앞에서 한국은 여전히 갖가지 사유로 인해 정책 우선순위에서 밀려나 있다. 경기도가 이 문제에 앞장서서 나서고 있는 것은 그나마 다행이 아닐 수 없다. 기후테크는 환경 재앙을 막아내기 위한 효과적인 수단을 구축하는 산업인 동시에, 경제적으로는 전도가 선명한 블루오션이기도 하다.
기후테크 산업이 세계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정책 지원, 투자, 국제 협력, 인재 양성 등이 필수적이다. 경기도가 이를 선도하려면 이 모든 것이 넉넉히 뒷받침돼야 한다. 정치적 구호에 그치거나, 정략적인 계산이 개입해 흔들어서는 안 된다. 기후테크가 경기도의 산업경쟁력을 폭발적으로 증대시키는 것은 물론 나아가 국제 시장에서 한국이 또 다른 기회를 창출하는 모멘텀을 제공해야 할 것이다. 김동연 지사의 ‘기후테크 육성’ 약속이 지속 가능한 정책 동력을 확보하는 중요한 분기점으로 작동하기를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