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태수 GS그룹 회장이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 ‘인공지능(AI)혁신위원회’의 초대 위원장을 맡았다. 경제단체 가운데 AI 관련 협의체를 신설한 것은 한경협이 처음이다.

한경협은 25일 서울 여의도 FKI타워에서 AI혁신위원회 발족식을 열고, 허 회장을 초대 위원장으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허 회장은 GS그룹 회장이자 한경협 부회장을 맡고 있으며, 허창수 한경협 명예회장의 동생이다.

허 회장은 이날 “미국 AI 선도 기업들의 투자가 460조 원을 넘어 한국 GDP의 20％에 달하고, 중국은 저사양 칩으로도 고성능 AI를 구현해 충격을 안겼다”며 “우리나라도 AI 기본법 제정 등 제도적 기반이 마련되고 있지만, 산업 발전은 이제 시작 단계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AI기본법은 내년 시행 예정이다.

그는 “AI혁신위원회는 산업계와 학계, 정부와 협력해 기업들이 자유롭게 혁신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앞장설 것”이라며 “AI 정책 논의를 주도하고, 기업들이 AI를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생태계를 조성해 대한민국 산업 전반의 경쟁력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허 회장은 AI를 ‘불의 발견’에 비유하며 “AI를 잘 활용하는 기업이 미래를 주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허 회장이 2020년 GS그룹 회장 취임 후 대외직함을 맡은 것은 AI혁신위원회가 처음이다. AI 산업 육성의 필요성을 절감했기 때문이다. 

허 회장은 AI가 거대언어모델(LLM), 데이터센터, 반도체뿐만 아니라 전통 산업과 결합해 혁신을 이루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해왔다. 그는 GS그룹의 디지털 전환(DX)을 이끄는 ‘52g(5pen 2nnovation GS)’을 통해 AI를 현업에 접목하고 있으며, 해커톤, AI·디지털 협의체 운영 등을 통해 업무 효율과 고객 경험 개선, 신규 비즈니스 창출을 추진하고 있다.

AI혁신위원회는 오는 6월 정부와 국회에 AI 관련 정책 과제를 제안할 계획이다. 국가AI위원회와의 협업도 추진한다. 위원회는 정책, 기술개발·확산, 인재·인프라, 거버넌스·표준, 미래성장 등 5개 분과로 운영되며, 허 회장이 위원장을 맡는다. 

운영위원으로는 김경엽 롯데이노베이트 대표, 하정우 네이버클라우드 AI이노베이션 센터장, 김성은 HDC랩스 대표 등 16명이 참여하며, 자문위원으로는 이경무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 유창동 카이스트 전기·전자공학부 교수, 윤지웅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원장 등 7명이 위촉됐다.

이날 발표자로 나선 염재호 국가인공지능위원회 부위원장은 “우리나라는 세계 3위권 수준의 AI 역량을 보유하고 있지만, AI 유니콘 기업이 부족하고 산업현장에서의 AI 활용도 역시 더 높일 필요가 있다”며 “국가 AI 컴퓨팅 인프라 확충, 세계 최고 수준 AI 모델 확보, 민간 AI 투자 확대, 국가 차원의 AI 전환(AI Transformation), AI 안전·규범 글로벌 리더십 강화, 데이터 확충과 인재 양성 고도화를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오다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