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싱가포르국립대학교(NUS) 교수가 배달앱이 국내 외식산업 성장에 기여한 효과를 분석하고, 규제보다 혁신과 재투자가 가능한 환경 조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차세대 유니콘, K-플랫폼의 가치를 조망한다’ 토론회에서 경나경 싱가포르국립대 정보시스템및데이터분석학과 교수는 배달플랫폼의 시장 기여 효과와 해외 사례, 국내 규제 흐름을 비교 발표했다. 이날 토론회는 국회 디지털경제3.0포럼이 주최하고 스타트업얼라이언스가 주관했으며, 학계 및 업계 전문가들이 참석해 플랫폼 산업의 성장과 향후 방향을 논의했다.
◇ 배달앱, 외식업 매출 증가 및 폐점율 감소 효과 입증

경 교수는 농림축산식품부의 ‘외식업체 경영 실태조사’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배달앱 이용 음식점의 연간 매출이 미이용 음식점 대비 7067만 원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655만 원 증가했다고 밝혔다. 특히 소규모 음식점의 경우 배달앱을 통한 매출 증가율이 97.6%로, 대규모 음식점(8.6%) 대비 10배 이상 높았다.
폐점율 감소 효과도 확인됐다. 전국 1161개 상권을 분석한 결과, 배달플랫폼 이용 음식점 비중이 4.3% 증가할 때 폐점율은 0.9%p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용카드 사용 데이터와 서울시 ‘우리마을가게 상권분석 서비스’ 데이터를 활용한 연구에서도 배달앱 소비가 1% 증가하면 폐업률이 0.0012%p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경 교수는 “배달플랫폼은 업주들에게 추가 매출과 수익성 개선 기회를 제공하며, 경기 침체와 코로나19 등 어려운 시기에도 외식산업을 보호하는 역할을 했다”며 “배달앱이 상권 활성화에 기여했다는 다양한 연구 결과를 통해 이를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해외 사례, 규제보다 혁신 통한 성장 촉진
한국의 디지털 규제지수는 OECD 85개국 중 51위로, 미국, 독일, 일본 등에 비해 규제가 강한 편이다. 경 교수는 해외 주요 국가들은 서비스 가격 책정을 시장 논리에 맡기고, 기업이 수익을 기반으로 재투자를 확대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을 펴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싱가포르의 대표 플랫폼 기업 ‘그랩(Grab)’은 AI 기술을 활용해 주문 수요 예측, 라이더 배차 관리 등을 최적화하며 라이더 수익을 21% 증가시켰다. 또한, 음식점 메뉴 설정 자동화 기능을 통해 영세 자영업자들의 운영 효율성을 높이는 등 플랫폼의 역할을 극대화하고 있다.
경 교수는 “배달플랫폼에 대한 과도한 규제는 외식산업 전반의 성장 기회를 저해할 수 있다”며 “시장 참여자들이 혁신을 통해 성장하고, 재투자를 통해 전체 생태계를 발전시킬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는 한양대 강형구 교수, 컬쳐미디어랩 김숙 대표 등이 참여해 K-플랫폼의 글로벌 경쟁력과 국내 웹툰산업 성장에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한 발표가 이어졌다. 이기대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센터장은 “플랫폼 기업들은 시장 혁신을 통해 성장해왔다”며 “규제가 필요하지만, 시장의 자율적인 문제 해결과 성장을 저해하는 방식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박희상 수습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