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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급증하는 소상공인·자영업자 폐업

대한민국 경제 최전선 붕괴...정부와 정치권 해결 시급

  • 등록 2025.04.14 06:00:00
  • 13면

지난 4일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소추를 인용했다. 이날 중소기업중앙회가 입장문을 냈다. “고물가·고금리·고환율에 따른 내수 부진 장기화로 중소기업은 활력을 잃어가고 소상공인·자영업자 폐업이 급증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정치적 대립과 갈등을 봉합하고 한국경제의 위기 극복과 역동성 회복을 위해 국민 모두의 힘과 지혜를 모아달라고 호소했다. 국회에는 “대한민국의 새로운 성장 비전 제시와 국민 통합의 리더십을 발휘”해달라고 했고, 정부에는 "경제 불확실성 해소와 대외 리스크 관리에 모든 역량을 집중해 달라”고 촉구했다.

 

실제로 최근 자영업자들은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때보다 더 모진 세월을 보내고 있다. 지난 달 2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를 보면 그 심각성이 느껴진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해 말 기준 금융권 빚을 제때 갚지 못한 자영업자(다중채무자 중 저소득·저신용 차주) 수는 42만 7000명이었다. 이는 2년 6개월 만에 3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통계청 자료도 우울함을 더해준다. 올해 1월 기준 자영업자 수는 지난해 11월에 비해 단 두 달 만에 20만 명이 줄었다.

 

자영업자들은 코로나19 대유행 때보다 더 심각하다고 입을 모은다. 대한민국 경제가 바람 앞의 등불 같은 위기에 처해있으며 “그 위기의 맨 앞에 대한민국 소상공인들이 있다”는 이들의 주장은 사실이다.

 

연합회의 푸념에 가슴이 답답하다. “소상공인의 위기가 대한민국 경제 전체로 파급되는 형국”이라며 정부와 정치권이 힘을 모아 경제를 살리는 일에 전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양된 정치적 열기를 경제로 돌려, 전 경제주체들이 안심하고 생업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나가야 한다는 이들의 말은 지극히 당연하다.

 

얼마 전 SNS에 올라온 ‘저희 어무니 가게’로 시작되는 글은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을 느끼게 해준다. 수원시 팔달구의 한 생선구이집 자녀의 글로, 큰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저희 어무니 가게에요. 도와주세요ㅠㅠ. 거의 10년을 장사하고 계신데 생선값은 오르고 손님은 줄고 하루 일당도 안 나오는 상황이에요...폐업할까 고민이세요”라는 글에 많은 격려 댓글이 달렸다. 이 글을 읽은 김동연 경기도지사도 지난 4일 조용히 이 식당을 찾아가 점심을 먹었다. 기획조정실장, 경제실장, 자치행정국장, 경기도시장상권진흥원장, 대변인 등 도청 간부들도 함께 했다. 김지사는 자영업자를 돕기 위한 식당과 시장 방문을 이어가고 있다. 설렁탕집에서 신년 기자회견을 하고, 생선구이집에서 힘내GO카드 상담을 했다. 비빔국수집과 농수산물도매시장도 방문하는 등 서민경제를 위한 행보를 이어나가고 있다.

 

김 지사는 현장에서 살기 힘들다고 호소하는 자영업자들에게 “많이 힘들어도 꼭 살아남아야 한다. 최선을 다해 돕겠다”는 약속을 해왔다. 지난 1월 13일 수원시 한 설렁탕집에서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에서는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한 ‘대한민국 비상 경영 3대 조치’를 제안하며 민생 경제 회복과 기업 투자 활성화를 위한 구체적인 대책을 발표하기도 했다. 정부의 경제 정책을 ‘조삼모사’와 같다고 비판했다. 경제 정책의 첫 단추부터 잘못 채워졌다는 것이다.

 

김 지사의 3대 조치 중에는 소상공인, 자영업자, 중소기업을 위한 지원방안도 담긴 ‘슈퍼 추경 50조’가 있다. 추경 50조 원 가운데 15조 원 이상을 소상공인, 자영업자, 중소기업 지원용으로 편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민생회복지원금’도 ‘전 국민 일률 지급’보다는, 자영업자들을 포함해 어렵고 힘들게 살아가는 취약계층 위주로 촘촘하고 두텁게 지원해야 한다는 입장도 밝혔다. 전 국민 일률지급이냐, 취약계층 집중 지원이냐 하는 문제는 국민들의 뜻을 좀 더 확인해 볼 필요가 있겠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중소 자영업자들은 지금 백척간두 위기에 처해 있다는 것이다. 이들이 무너지는 것은 대한민국 경제의 최전선이 무너지는 것이다. 정부와 정치권이 반드시 제일먼저 해결해야 할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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