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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인명진, 시간의 기억’...인물로 조명한 격동의 현대사

영등포산업선교회 사역, 여성 노동자들·사회 약자들과 가시밭길 걸어
YH무역 여성 노동자 투쟁 사건 통해 정치·사회 각계 관심 불러일으켜
보수우파 정당 비상대책위원장 등 맡은 것은 기독교 신앙 바탕 둔 ‘인간애’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을 기념하는 부활절에 맞춰 한평생 예수를 닮은 삶을 살기 위해 노력했던 한 원로 목사를 재조명하고 그를 중심으로 한국 현대사를 들여다보는 책이 새로 나왔다.

 

임종권 한국국제학연구원 원장(박사)은 장로교 원로 목사인 인명진(80)을 통해 격랑의 한국 현대사를 살펴보는 신간 ‘인명진, 시간의 기억-미시사적 한국 현대사 연구’(인문서원)를 펴냈다.

 

저자는 노동운동, 민주화운동, 인권운동을 이끌었고, 또 방법론적 전환을 통해 여성 노동자들의 의식화를 주도한 인 목사의 삶을 따라가며 우리 현대사의 기저 혹은 근간을 철저히 해부해낸다. 

 

 

인 목사는 갈등과 분열로 점철된 혼탁한 해방정국에 유년을 보내고, 낮고 가난한 이들과 함께했던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 성직자의 길에 들어섰다. 그는 일반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민중신학의 본거지라고 할 수 있는 한국신학대학(현 한신대)에 입학했다.

 

그는 장신대 신학대학원 2학년 때 전태일 분신 사건 등을 계기로 노동문제에 관심을 두게 됐다. 이어 신학대학 졸업 후 공장 등에서 1년 가량 일하고 목사 안수를 받았으며 영등포산업선교회의 산업선교 사역에 투신해 여성 노동자들 및 사회 약자들과 함께하는 가시밭길을 걸었다.

 

영등포산업선교회에서 인 목사가 주도한 여성 노동자들의 소그룹 의식화 교육은 노동운동의 질적 전환을 이끌어냈다.
 

 

‘여공’, ‘공순이’라 불리고 성적 대상으로까지 천대받던 여성 노동자들이 스스로 계급의식을 함양하고 자신의 권리를 인식해 민주노조를 조직하기에 이르는 일련의 과정을 이끈 것이 바로 인 목사의 소그룹 활동이었다. 

 

회사 측은 물론이고, 남성 노동자와 어용노조, 독재 군사정권이 폭력과 위협과 압박을 가했지만 그는 그런 고통과 시련조차도 자신에게 주어진 소명으로 여겼고, 결국 그의 이러한 헌신과 노력은 YH무역 여성 노동자 투쟁 사건을 통해 정치 및 사회 각계의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인 목사는 유신 정권 시절 노동·민주화 운동에 투신했지만 노무현·이명박 정부 시절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 윤리위원장을 지내고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파면 국면에 새누리당·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비상대책위원장을 역임한 바 있다.

 

 

보수우파 정당에서 윤리위원장과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은 것에 대해 보수 이념을 신봉해서가 아니고, 이 모든 활동의 정신은 오로지 기독교 신앙에 바탕을 둔 ‘인간애’였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예수 그리스도가 그랬던 것처럼 가난한 자와 핍박받는 자들을 위해 이 땅에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고, 누구나 빈부 차이 없이 자유 속에서 평등하게 살 수 있는 그런 나라를 건설하고자 자신의 삶을 조국에 바친 것이다.

 

저자는 “시대를 가로지른 인 목사의 통찰은 증오와 갈등과 적대감에 사로잡혀 서로 죽이고, 탄압하고, 빼앗고, 배척하면서 끊임없이 갈등의 동굴에 갇힌 바람에 지금까지 알지 못했던 우리 자신을 재발견할 수 있게 해주는 역사관”이라고 밝혔다. 

 

또 “오직 이념과 재물에만 빠져 살아온 이전과 달리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정신으로 희망찬 미래를 창조해나갈 지혜”라고 덧붙였다. 

 

[ 경기신문 = 김재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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