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행 운영(跛行 運營 : 일이나 계획 따위가 순조롭지 못하고 이상하게 진행됨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지난 4월 9일과 14일 오전 10시에 열렸던 제292회 용인시의회 임시회 제1·2차 본회의 를 지켜 본 용인시 공직자들과 시민들의 반응이다.
이는 용인시의회 사상 유례없이 개회식이 공식 통보없이 한시간 이상 지연됐기 때문으로 풀이 된다. 개회가 이처럼 오랜 시간 늦어진 것은 '듣지도 보지도 못했다'는 것이 중론이었다. 제1차 본회의 개회 68분, 제2차 본회의 개회 81분. 이 시간 동안 개회를 선언해야 하는 의사봉은 침묵했으며, 용인특례시장과 1·2 부시장, 4급이상 공직자 등 27명의 고급 인력들은 본회의장에서 영문도 모른채 대기했다. 또 관련 공직자들은 원인을 알아보기 위해 분주했다. 여기에 본청과 각 구청 사무실에서는 영문도 모른채 노심초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공직사회 대부분은 처음에는 의아해 했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무슨 일이 생긴 건 아닌지 걱정했으며, 한시간 이상 지연되자 답답해 했노라고 속내를 털어놨다. 본회의장에서 대기 중이었던 고위공직자들 얼굴에서도 의회 이후 일정을 연기 또는 조정해야하나 하는 조바심이 역력했다.
행정력 낭비라는 불만의 목소리가 여기저기에서 터져 나왔다. 당연하다.
각 당이 이견이 생길 경우 본회의 개회 전 조절하거나 타협해서 시간 만큼은 지켜왔고, 개회 후 정회를 하더라도 개회 시간은 존종됐던 과거의 경험상 의회를 신뢰했던 공직자들의 믿음이 무너지는 순간이었다고 다수의 사무관급 공직자들이 증언했다.
또, 한 시간 이상 늦게 시작된 두 번의 본회의 '지각 개회'에 대해, 이유와 '기다리게 해서 미안하다'는 최소한의 사과조차 없이 기계적인 개회 멘트에 이어 진행된 방식에 대한 실망도 공직사회 여기저기에서 불거졌다.
개인과 개인 사이의 관계에서도 약속에 늦으면 최소한 사전에 연락해서 양해를 구하거나 사과하는게 최소한의 예의인데, ▲지연에 대해 한마디 사과도 없다는게 말이 되느냐 ▲공직사회를 얼마나 무시했으면 저런 태도를 취하느냐 등 배반감이 주류를 이뤘다.
이번 사태를 주의 깊게 지켜 봤다는 의정회 회원 A씨는 아우르고 조절하는 리더십 부재를 조심스레 지적했다. "나만 선(善)이고 상대방은 틀렸다는 생각은 '시민만 보고 가겠다'는 시의회의 대의에 맞지 않다"며 "정치적 협상력과 리더십의 부재와 이로 인한 불신팽배가 불러올 사태는 의회 자체는 물론, 본청과의 관계에 있어서도 심각한 문제를 발생시킬수 있다"는 우려를 내비쳤다.
퇴직한 고위공직자 B씨는 "좁은 수로에 장마로 물이 넘치는 형국"이라며 "이처럼 수로가 수량을 감당하지 못하고 물이 넘치게 되면 주변 농사는 다 망치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제는 용인특례시의회도 수로를 넓혀 물흐름을 원활하게 해야할 시기가 된 것 같다"고 충고했다.
이에 대해 유진선 시의회 의장은 "지난 4월 9일 1차 본회의 개의 전 의사일정에 대한 조율과 협의를 위한 자리에서 당일 의사일정이었던 2024회계연도 결산검사위원 선임 건에 대한 설명을 했다"며 "설명 후 국민의힘 소속 C의원이 이에 대해 문제제기를 했고 초선이 아닌 재선·삼선의원들이 결산위원으로 선임됐으면 하는 취지로 선임 기준에 대해 질문했다"고 과정을 설명했다. 이어 "의장인 저는 국민의힘 초선 의원이, 선임된 과정을 설명했음에도 불구하고 납득할 수 없다고 해 최종적으로 양당이 의총을 열어 결정을 해주면 그에 따르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또 "이에 따라 양당은 의총을 열어 원안대로 결정했고 그 후 바로 본회의를 개의해 선임했다"며 "위의 과정으로 인해 시간이 소요돼 부득이하게 예정 시간보다 늦게 개의하게 됐다"고 해명했다.
[ 경기신문 = 최정용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