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온이 차세대 배터리 핵심 기술로 주목받는 전고체 배터리 분야에서 수명 개선과 성능 향상 성과를 잇따라 발표하며 기술력을 입증했다. 관련 연구는 국제 학술지에 게재돼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6일 SK온은 황화물계 전고체 배터리의 수명을 3배로 연장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세계적 에너지 분야 학술지인 ‘ACS 에너지 레터스(ACS Energy Letters)’ 4월호에 발표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한양대학교 김동원 교수팀과의 공동 성과로, 리튬 메탈 음극에 보호막을 형성해 배터리의 충·방전 효율과 안전성을 동시에 확보한 것이 핵심이다.
SK온이 개발한 기술은 리튬 메탈 표면에 무기물 생성을 억제하는 방식이다. 이를 위해 나이트로메테인, 메톡시에테인, 리튬나이트레이트로 구성된 특수 용액에 리튬 메탈을 담가 무기물을 제거하고, 전도성과 강도가 우수한 리튬나이트라이드(Li₃N), 리튬옥사이드(Li₂O) 기반의 보호막을 형성했다.
기존 리튬 메탈 음극 기반 전고체 배터리는 상온에서 약 100회 충·방전에 그쳤으나, 이번 기술을 적용하면 300회 이상 가능해진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수명이 3배가량 향상된 셈이다.
SK온은 또 다른 성과로 연세대학교 박종혁 교수팀과의 공동 연구 결과도 소개했다. 젤 고분자 전해질(GPE)의 열 경화 시간과 배터리 수명 간의 상관관계를 규명한 해당 연구는 화학 분야 권위 학술지인 ‘앙게반테 케미(Angewandte Chemie)’ 2월호에 게재됐다.
실험에 따르면 젤 전해질의 열 경화 시간을 60분으로 늘릴 경우 방전 용량 감소율은 9.1%에 그쳤지만, 20분 경화 시 약 34%까지 감소해 경화 시간이 수명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 입증됐다. 경화 시간이 짧을수록 양극 보호층이 쉽게 붕괴돼 배터리 용량과 성능이 떨어지는 것이다.
SK온은 이 과정을 양자역학 기반 밀도 범함수 이론(DFT)을 활용해 분석했으며, 초기 충전 단계에서 발생하는 보호층 분해 메커니즘을 이론적으로 입증했다.
박기수 SK온 R&D본부장은 “리튬 메탈 음극과 젤 고분자 전해질에 대한 이번 연구는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의 기술적 난제를 풀어내는 데 중요한 이정표”라며 “앞으로도 산학 협력을 통해 차세대 배터리 기술 경쟁력을 선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SK온은 황화물계와 고분자-산화물 복합계 전고체 배터리를 각각 2030년, 2028년 상용화 목표로 개발 중이다. 이번 성과들은 해당 로드맵 달성에 있어 중추적 기술로 작용할 전망이다.
[ 경기신문 = 오다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