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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김건희 특검’, 도이치 주가조작 무혐의 처분한 검사들도 수사해야

특검 출범하자 ‘김건희 육성 파일’ 내놓은 검찰, 이러니 국민이 믿겠나 

  • 등록 2025.06.20 06:00:00
  • 13면

김건희 씨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을 재수사 하고 있는 서울고검이 김 씨의 범죄를 입증할 스모킹 건을 확보했다고 한다. 4년 간의 중앙지검 수사에서 발견하지 못했던 증거룰 서울고검이 재수사를 시작한 지 두 달여만에 확보했다는 것이다. 4년 간 제대로된 수사도 하지 않고 일반인이라면 상상도 못 할 ‘출장조사’ 한 번에 무혐의 처분하더니 정권이 교체되고, 특검이 출범하자 부랴부랴 검찰이 입장을 바꾼 것 아니냐는 의심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서울고검이 확보한 스모킹 건은 2009년부터 2012년까지 김 씨가 담당 증권사 직원과 통화한 녹음 파일이다. 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된 도이치모터스 2차 주가조작 시기(2010년 10월~2012년 12월)와 일치한다. 수백 개에 달하는 녹음파일은 서울고검이 미래에셋증권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했다. 해당 파일에는 김 씨가 증권사 직원과 통화하며 자신의 계좌를 운용한 블랙펄인베스트먼트 측에 두 달간 20억을 맡겨 수익의 40%를 배분하기로 했다고 언급하는 내용과 그들이 수익금 배분을 과도하게 요구한다는 취지의 육성이 그대로 담겼다고 한다. 또한 ‘주식용 와이브로 에그가 있다더라’는 김 씨의 말이 녹음됐는데, ‘에그’는 휴대용 인터넷 연결 장치로 접속할 때마다 인터넷 접속주소(IP)가 바뀌어 위치추적이 어렵기 때문에 2010년대 초반 주가조작 세력들이 활용한 장비다.  

 

녹음파일을 확보한 서울고검은 지난 17일 2차 주가조작 당시 주포 역할을 했던 김모씨를 불러 녹음파일에 대해 조사했다. 김씨는 검찰이 녹음 파일을 들려주자 '수익의 40% 조건이라면 김 여사에게 원금 보장뿐 아니라 담보도 제공해줬을 수 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씨와 블랙펄인베스트먼트 사이에 이뤄진 수익금 배분 규모가 전형적인 주가조작 공모 패턴이라는 것이다. 

 

2010년을 전후로 이뤄진 이른바 1차 도이치 주가조작 시기에서도 원금 보장이 의심되는 진술과 정황은 있었다. 김 씨의 주식 계좌를 관리한 1차 주포 이모 씨 측이 2010년 3월 김 씨에게 4700만원을 송금했는데, 이는 1차 주가조작 당시 김 씨의 손실액과 정확히 일치한다. 원금보장 약속이 이행됐을 것으로 보이는 구체적 정황이다. 그러나 중앙지검 수사팀은 지난 해 김 씨에 대한 수사를 마무리 하며 손실 보전을 통한 원금 보장은 없었다고 결론 내렸다. 유력한 정황 증거가 발견됐으나 덮은 것으로 보인다.

 

김 씨의 도이치 주가조작 수사를 담당했던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에 대한 특검의 수사는 불가피하다. 김 씨가 거래했던 다른 증권사들은 압수색을 통해 김씨와 증권사 간의 통화녹음을 모두 확보했는데 유독 미래에셋증권의 통화녹음을 압수하지 않은 점, 1차 주가조작 주포가 김 씨에게 송금한 내역을 확보하고도 수사을 진행하지 않은 점, 일선 수사관들의 반대에도 ‘출장조사’ 한 차례로 마무리 한 점 등에 대해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 검찰이 권력자의 눈치를 보기 위해 고의적으로 부실수사를 진행 한 것이라면 사법방해이자 주가조작 보다 더 심각한 권력형 범죄이기 때문이다. 

 

서울중앙지검의 부실수사를 만들어 낸 수사외압 정황도 속속 드러나고 있다. 김건희 씨는 지난해 7월 김주현 당시 민정수석과 비화폰으로 30분 넘게 통화했다. 당시는 검찰이 도이치모터스 사건 등으로 김 씨 측과 조사 방식을 조율하던 시기였다. 통화 17일 뒤 수사팀은 대통령실 부속 청사로 출장을 가서 김 씨를 조사해 ‘황제 조사’ 논란을 빚은 바 있다. 김 씨 불기소 처분 6일 전에는 김 수석과 심우정 검찰총장이 비화폰으로 두 차례 통화하기도 했다.

 

국회 법사위원장으로 특검법 통과를 주도한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의원은 방송사 인터뷰에서 김 씨에 대한 검찰의 봐주기 수사 의혹도 ‘김건희 특검’의 수사 대상이라고 밝혔다. 이번 기획에 일반 국민들과 야당에게는 무자비한 칼춤을 추고, 권력자들에게는 한 없이 관대했던 검찰의 나쁜 관행들을 낱낱이 밝혀내고 확실히 뿌리 뽑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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